chospeed@cj.net 시장에서 생선을 살 때는 선도를 확인하기 위해 눈을 뒤집어보고,수박을 살 때는 세모꼴로 따서 잘 익었는지 확인한다. 두부를 살 때도 부패했는지 냄새를 맡아본다. 상인들은 과일을 팔 때 손님에게 한조각을 건네며 얼마나 달콤한지 맛보게 한다. 이처럼 농수산물 같은 1차상품은 품질과 규격 뿐만 아니라 가격도 다르다. 그러나 이를 계량화해 균일한 품질의 상품을 언제 어디서나 같은 가격에 살 수만 있다면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계속해서 구매할 것이다. 얼마전 영국의 유통업체와 제휴를 추진하기 위해 출장을 다녀왔다. 그곳의 '부츠(boots)'라는 유통업체를 둘러본 일이 있는데,한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그것은 품질의 균일화가 어렵다고 하는 농수산물 등 1차 상품을 대부분 PB(자사상품)화해 판매하고 있는 것이었다. 국내 모식품업체도 이런 시장상황을 파악,1차상품을 규격화하고 품질을 균일화시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홈쇼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전업주부 비율이 70%나 된다는 점,백화점이나 쇼핑센터가 도심에 집중돼 있다는 점,주부전용 자가차량이 적다는 점,정보통신 및 방송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켜 거래의 효율성이 높다는 점 등 변화되고 있는 시장기회를 선점해 70∼8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선진국 온라인 유통업체에 견줘봐도 손색없는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미래의 변화를 예측,비전과 목표를 수립하고 경영자원을 집중 투입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기회선점 경영'이다.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먼저 변화의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환경변화에 민감해야 하며 평소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두번째로는 남보다 먼저 시작해야만 한다. 경쟁에서는 타이밍이 최대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이다. 선점을 위한 리스크 감수는 필수조건이다. 기회를 선점하면 그 과실을 모두 얻을 수 있다. 요즘처럼 국경도 없고 업종구분도 없는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은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해 나가는 기회선점형이 돼야 한다. CEO와 임직원은 긴장감을 가지고 변화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개인이나 국가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