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PB사업 재개 .. 영캐주얼 '타스타스' 첫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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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이 IMF(국제통화기금)사태 때 철수시켰던 PB(Private Brand·자체상표)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한다.
롯데의 이같은 움직임은 30년 넘게 지속해온 PB를 완전히 접은 신세계나 최소 규모의 사업만 유지하고 있는 현대백화점 등 경쟁업체의 전략과는 크게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롯데백화점은 일본 마루이백화점의 PB상품을 리모델링한 영캐주얼 '타스타스(tasse tasse)'를 지난주 본점과 잠실점에 입점시킴으로써 PB사업 재진출을 선언했다.
특히 이 개점식에는 신동빈 부회장과 이인원 사장 등 고위 경영진이 총 출동할 정도로 롯데는 PB사업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신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PB는 선두주자인 롯데만이 밀고나갈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라며 "지금이 PB를 키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당장의 사업성은 약하더라도 적극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진창범 숙녀매입팀장은 "백화점 매장수가 크게 늘어나 PB사업 여건이 IMF사태 이전보다 많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타스타스를 시발로 PB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2005년에는 독립사업부를 만든다는 청사진까지 그려놓았다.
그 일환으로 우선 올 가을에 신사복 PB를 선보이는 등 2005년까지 4개 정도의 PB를 추가로 개발키로 했다.
PB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이달 말 일본 후지쓰로부터 수·발주업무 등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전산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 97년 IMF사태를 맞아 일제히 PB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한 경험이 있는 백화점 업계는 롯데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 67년 PB를 선보인 이래 브랜드사업까지 구상할 정도로 적극적이던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사업을 깨끗이 정리했다.
기획 생산 재고 처리에 대한 위험 부담을 모두 떠안아야 하는 PB를 유지하는 것보다 다른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
지난해 8월 바니테일러 베스띠돈나 베스띠옴므 등 대부분의 PB 영업을 중단하고 현재는 샤데이 아이비하우스 등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가 높았던 2개 브랜드만 분사시킨 뒤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정도다.
"30개 이상의 매장을 확보해야 대량 생산으로 원가를 낮춰 PB사업의 수지를 맞출 수 있다"는 게 신세계가 내린 당시의 결론이다.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2∼3년 전부터 PB사업에서 철수하기 시작한 현대백화점은 레꼬팽 밀라노스토리 등 2개 브랜드로 명맥만 이어가고 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