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논란 '폭로전' 비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민주당 김근태 고문의 정치자금 '고백'으로 촉발된 불법 정치자금 논란이 여야 대선주자를 직접 겨냥한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은 5일 민주당 권노갑 전 최고위원 및 이인제 상임고문의 정치자금 문제를 거론하며 공세를 계속했고,민주당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정치자금 및 아들 정연씨의 생활비를 문제삼아 반격을 폈다.
◇이정연씨 생활비 공개하라=민주당 설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 총재는 가회동에 월세가 1천만원 정도인 1백5평짜리 고급빌라 두채를 얻어 장남 정연씨와 함께 살고 있다"며 "미국에 주로 거주하는 정연씨가 무슨 돈으로 호화빌라를 일년내내 거의 비워두며 사용할 수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는 또 "뚜렷한 소득이 없는 장남의 생활비까지 이 총재가 지불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국세청을 동원해 불법 모금한 2백36억7천만원 가운데 검찰수사에서 규명되지 않은 1백10여억원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이 총재가 살고 있는 빌라는 사돈이 전세내서 사용하라고 준 집이며,또 하나의 빌라는 가까운 친척이 전세를 얻은 집인데 필요에 따라 이따금 쓰는 집"이라고 해명했다.
◇권 전 위원은 DJ정치자금 관리인=한나라당 이상득 사무총장은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 김근태 상임고문의 명백한 정치자금 위반행위에 대해 검찰과 선관위가 유야무야한다면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두 정책위의장도 "권노갑씨는 'DJ 정치자금의 관리인'으로 자신과 대립했던 정동영 의원에게 2천만원을 지원했다면 후원자역할을 자임해온 모 의원에겐 훨씬 많은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며 민주당 이인제 고문을 겨냥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이인제 고문은 권씨로부터 '직접 돈을 받은 것이 없다'고 답변을 회피했는데,이를 뒤짚어 보면 간접적으로 받았다는 얘기가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이 고문은 정치자금 수수 내역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근태 고문은 "국세청을 동원해 혈세를 선거자금으로 쓰고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한나라당이 내 양심선언을 정쟁화하는 것은 가슴아픈 일"이라며 "(권 전 위원은) 정치권 관행에 따라 후배에게 격려금을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형배·윤기동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