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펀드 가입자 '허탈'..주가 20%이상 올랐는데 수익률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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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이후 1백40포인트(20%) 이상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스템형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가입자들은 투신사들의 시스템형 펀드 운용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중도 환매하거나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5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설정된 한국투신운용의 'TAMS시그널안정혼합'펀드 1,2호는 현재 마이너스 4.7%와 마이너스 0.3%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8,9월에 연이어 선보인 그린에셋자산운용의 '그린시스템베이스혼합형'펀드 1,2호도 마이너스 2.1%와 마이너스 6.3%의 수익률로 투자원금을 밑돌고 있다.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는 다른 투신사들의 시스템 펀드도 대부분 1∼3%의 낮은 수익률을 보여 이들 상품 가입자들은 최근 급등장에서 소외받고 있다.
특히 한투 대투 동양오리온 등 대형 투신증권사 창구를 통해 판매된 이들 펀드는 설정금액도 큰 편이다.
'시그널안정혼합'의 설정금액은 2백56억원,'그린시스템혼합형'은 8백11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주로 30%까지 주식 및 선물·옵션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투신사들은 "펀드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컴퓨터로 프로그램된 매매신호에 따라 운용하므로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가 가능하다"며 지난해 집중적으로 선보였었다.
한국투신 관계자는 "작년 말 이후 급등장에서 선물투자 매매포지션을 잘못 잡아 손실이 커졌다"며 "시스템 신호에 따라 운용하도록 약관에 정해져 있어 펀드매니저가 자의적으로 운용방식을 바꿀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스템 펀드는 과거 통계를 바탕으로 매매를 결정하도록 프로그램돼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에게 제시했던 예상수익률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투신업계 일각에선 "운용사들의 시스템펀드 설계 능력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미국테러 사태 이후의 급등장에서 60∼70%의 수익률을 낸 성장형 펀드가 속출하고 있어 시스템펀드 가입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며 "영업점포에서 고객들에게 상품전환을 권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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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시스템펀드
시장상황에 따라 기계적으로 매매주문이 나오도록 설계된 상품.인덱스형 차익거래형 위험관리형 등 3가지 유형이 있다.
이 중 인덱스형은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돼 지수상승률에 근접한 수익률이 나오는 게 보통이다.
차익거래형이나 위험관리형은 현물이외에도 선물이나 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해 수익률을 관리하도록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