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를 받은 증시가 연중 고점을 다시 높였다. 종합지수는 19개월여만에 840선에 올라섰고 코스닥지수는 83선을 다졌다. 월요일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급등세를 보이며 상승의 발판을 제공했다. 반도체 현물가격 상승, 하이닉스의 독자생존론 부각 등이 호재로 거론됐다. 증시는 그러나 장 초반 탄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상승폭을 덜어냈다. 종합지수는 850선 돌파에 실패하면서 차익매물을 맞았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제한적인 상승에 그쳤다. 외국인이 지난 1월 25일 이후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선물·옵션만기를 앞둔 대량의 프로그램 매물이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5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74포인트, 0.93% 높은 841.95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한 때 847.86까지 치솟았다가 되밀린 뒤 장 막판 동시호가에서 반등했다. 코스닥지수는 83.62로 0.58포인트, 0.70% 올라 지난해 5월 29일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뉴욕증시 강세외에는 뚜렷한 재료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외국인 매수와 프로그램 매도가 팽팽히 균형을 이뤘다.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대부분 발표된 상황에서 선물·옵션만기전까지 수급장세가 펼쳐질 공산이 크다. 시장관계자들은 긍정적인 중장기 추세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권하면서도 만기일 이전 변동성 확대에 대비, 지수관련주보다는 중소형 실적주 위주로 매매할 것을 권했다. 이날 증시는 반도체 관련주가 이끌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강세, D램 가격 상승, 하이닉스 독자생존론 부각 등으로 매수세가 결집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 의료정밀과 코스닥 반도체 업종 지수가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3% 이상 오르며 36만원대에 올라섰고 하이닉스는 대량 거래를 수반하며 가격제한폭을 채웠다. 미래산업, 디아이, 아큐텍반도체, 아펙스, 케이씨텍, 아남반도체, 아토, 프로칩스, 피에스케이, 나리지*온 등 반도체 장비, 재료업체도 대부분 큰 폭 올랐다. 지수관련주는 외국인의 집중적인 매수세를 안은 현대차가 5.17% 급등한 것을 비롯, SK텔레콤, 국민은행, 조흥은행, 삼성화재, 삼성SDI, 엔시소프트, LG홈쇼핑 등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전날 급등한 한국통신공사가 1.94% 밀렸고 포항제철, 삼성증권, 국민카드, 기업은행, 휴맥스, LG텔레콤 등에 내림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주체별로는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눈길을 끌었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960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도 7거래일 연속 '사자'우위를 보이며 503억원을 사들였다. 기관은 프로그램 영향을 받은 거래소에서 2,164억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64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개인은 차익실현에 치중,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568억원, 346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도가 3,457억원 출회되며 지수관련주 움직임을 제한했다. 프로그램 매수는 987억원 유입됐다. 지수는 상승했지만 종목별 차익실현 매물이 크게 늘었다. 하락종목이 472개로 상승종목 334개보다 100개 이상 많았다. 코스닥에서는 450종목이 올랐고 260종목이 하락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뚜렷한 방향성 없이 외국인 매수와 프로그램 매도가 팽팽히 맞서며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시장에너지는 살아있지만 지수 부담이 가중된 만큼 상승 탄력이 둔화된 가운데 종목별 상승 시도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