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외국인 교수가 지난 12월 절도 혐의로 구속돼 재판중인 17세 소년의 구명을 위해 서울지법 북부지원 담당 재판부에 탄원서를 6일 제출,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아일랜드 출신의 한국외국어대 쉴라 콘웨이(50.영어과)교수. 콘웨이 교수는 탄원서에서 "정군이 감옥에 간다면 냉혈적인 범죄자가 되어 나올수도 있어 두렵다"며 "처벌보다는 재활에 초점을 둔 정신적 치료와 교육을 받을 수있도록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콘웨이 교수가 정군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해 2월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성가복지병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가난한 환자들을 도와주는 호스피스 활동이 계기가됐다. 남편과 오래전 헤어진후 정군 등 두 형제를 어렵사리 키워온 정군의 어머니 정유순(41)씨가 암선고를 받고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콘웨이교수는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다. 콘웨이 교수는 외대 학생들과 함께 지하철 모금운동 등으로 정씨 모자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쳤지만,정씨는 결국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났다. 정씨의 사망후 정군의 동생(12)은 서울의 모 고아원에 맡겨졌으며,정군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모 컴퓨터 수리점에서 일하다 지난해 12월 주인몰래 컴퓨터 부품을 훔쳐 판 혐의로 구속된 것. 콘웨이 교수는 "한 공동체 안에서 살면서 좀 더 이웃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민주주의란 여성,가난한 사람,고아 등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