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강도 철강규제] 對美수출 20% 감소 .. 국내업계 파장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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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최고 30%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고강도 규제조치를 취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철강수출물량은 2백29만t(11억달러)으로 추정된다.
품목별로는 냉연강판이 62만t으로 가장 많다.
이어 강관 39만t, 도금강판 26만t, 핫코일(열연강판) 23만t, 후판 16만t 등의 순이다.
철강협회는 미국의 수입규제조치에 따라 향후 대미 수출물량이 1백75만t으로 20%나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은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핫코일,냉연강판등 판재류에 대해 1차연도에 30%, 2차연도에 24%, 3차연도에 18%의 추가 관세를 물리기로 결정했다.
다만 포항제철이 미국 현지 생산.판매법인(UPI)에 수출하는 핫코일 70만t은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돼 타격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UPI수출물량은 포철의 전체 수출물량중 7.9%에 해당한다.
그러나 냉연강판 및 강관 등을 생산하는 동부제강 연합철강 창원특수강 세아제강 등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미 피해를 입은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20만t(1억달러)의 냉연강판을 수출했던 동부제강의 경우 아예 올해부터 미국 수출을 중단했다.
대신 냉연강판을 고부가가치 제품인 석도강판용 원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연합철강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 수입규제에 견디다 못해 냉연강판 수출을 중단키로 했다.
냉연강판을 사용한 표면처리 강판을 만들어 판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후판 철근 등 30만t을 미국에 수출했다.
그렇지만 미국 수입규제조치로 올해는 10만t 안팎으로 수출물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후판과 철근은 내수가 호황인데다 대미 수출물량을 줄이고 중국쪽으로 수출대상을 급격히 바꾸고 있는 추세다.
스테인리스 봉강및 선재를 수출하고 있는 창원특수강은 이들 제품의 미국시장 비중이 각각 24%, 17%에 달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1∼2개월 더 지켜봐야겠지만 고관세를 부담한 채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 수출가격을 인하하거나 물량을 줄여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강관 수출업체인 세아제강도 다르지 않다.
전체 수출물량중 미국 수출포지션이 가장 커(연간 12∼13만t)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관세장벽에 막혀버린 각국의 수출물량이 동남아 중국시장 등으로 몰려들면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수출가격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이래저래 고민이다.
한국철강협회 김성우 통상팀장은 "예상보다 강도 높은 규제조치에 충격과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면서 "과잉 규제조치로 보이기 때문에 내용을 검토한 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때문에 경제협력기구(OECD)를 중심으로 전개돼 온 철강 생산국들의 과잉설비 감축노력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OECD 합의에 따라 오는 2010년까지 1억3천만t의 과잉설비를 해소키로 합의해 세계 철강가격을 떠받치려고 했으나 감산협상 자체가 중단될 공산이 없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