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구조조정에 따라 금융회사들의 대형화 및 과점 현상이 급속하게 진전돼 소비자보호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또 일부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의 규모가 국내 지방은행을 능가할 정도로 비대해지고 있는데도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한 감독장치는 크게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금융감독원은 6일 '금융산업 발전과 현황' 자료를 발표, 지난 4년간 국내 금융회사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이 크게 개선됐으나 몇가지 문제점이 새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부실 은행 퇴출과 은행간 인수.합병 등의 영향으로 국내 은행의 회사당 총자산 규모는 지난 97년 말 23조3천억원에서 작년 말 42조7천억원으로 83.3% 늘었다. 이밖에 보험 75.7%, 증권 47.2%, 신용협동조합 64.8%, 상호저축은행이 15.5%씩 자산 규모가 늘어나는 등 외환위기 이후 급속히 대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 한빛 조흥 신한 하나 등 상위 5대 은행(원화 예수금 기준)의 시장점유율이 지난 97년 51.8%에서 작년 말 70.5%로 18.7%포인트 증가하는 등 과점현상이 크게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권은 삼성 교보 대한 흥국 알리안츠제일 등 상위 5개사(수입보험료 기준)의 시장점유율이 73%에서 85.3%까지 올라갔다. 이와 함께 씨티은행 국내 지점의 자산 규모가 지방 은행보다 큰데도 '지점'이라는 이유로 감사위원회 설치 등의 지배구조개선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외국은행 지점에 대한 감독 강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