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단기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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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하이닉스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
하이닉스는 미국 마이크론과의 메모리부문 최종 매각협상과 흑자전환을 근거로 한 독자생존방안 '띄우기'를 병행하고 있다. 증시는 하이닉스가 매각과 독자생존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이동할 때마다 희비를 교차하고 있다.
국내외 경기호전 기대를 받아들이며 급등한 최근 증시는 뚜렷한 모멘텀없이 '하이닉스 장세' 아니면 '프로그램 장세'로 설명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종합지수는 하이닉스에서 비롯된 조정 분위기가 조금 더 연장될 전망이다.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감과 사상 처음으로 맞는 지수선물·옵션·종목옵션 동시 만기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단기 심리선인 5일 이동평균선 붕괴 이후의 지지선 형성과 그린스팬 의장의 발언 등에 주목하면서 지수관련주보다는 개별 종목 위주의 매매가 바람직해 보인다. 시장의 흐름에 순응한다는 측면에서 코스닥 종목에 관심을 두되 과열도 대비할 시점이다.
◆ 단기조정, 코스닥에 관심 = 이번주 들어 줄곧 850선을 시도하던 종합지수가 820대로 되밀렸다.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며 상승세를 유지했던 코스닥지수도 엿새만에 내림세를 탔다.
하이닉스가 빌미를 제공했다. 850선 돌파 실패에 따른 실망감, 트리플위칭데이 경계감 등으로 악화된 투자심리는 진념 부총리의 "하이닉스 독자생존은 위험하다"는 발언이 전해지면서 차익실현 욕구로 분출됐다.
종합지수는 다음주 14일 만기일 이전까지 뚜렷한 상승 추세를 그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중 최고 수준인 8,000억원에 달하는 매수차익거래잔고를 흡수하지 못한 채 만기가 다가오고 있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또 현재 지수대가 국내외 경제호전을 일정 부분 선반영한 수준인 데다 주도주 없는 순환매식 상승을 까닭에 집중력이 높지 않다. 아울러 매수의 두 축인 외국인과 기관이 섣불리 방향성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랠리의 가장 큰 뒷받침 역할을 하고 있는 대세상승 기대와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증시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하면 조정폭은 크지 않고 기간도 짧게 끝나는 최근의 패턴이 재연될 공산이 크다.
현금비중을 높이고 단기적인 관심을 코스닥시장으로 이동하는 게 수익률 관리에 유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코스닥은 지난달 상승폭이 종합지수에 비해 미진해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
나스닥지수 강세, 외국인의 꾸준한 관심, 높은 기술주 비중 등과 함께 무엇보다 프로그램 매매에서 자유로운 점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최대 강점이다. 물론 과열은 경계할 대목이다.
트리플위칭데이 이후를 감안한다면 조정이 제공하는 저가매수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다만 삼성전자, 현대차 등 지수관련주에 대해 실적을 기준으로 선별적인 접근은 다소 늦춰도 무방하다.
◆ 그린스팬 경기진단 주목 = 시장관심은 다시 그린스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입'에 모아지고 있다. 그린스팬 의장은 목요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경제 전망에 대해 발언한다.
그린스팬 의장은 지난달 말 하원에서 '조심스런 낙관론'을 밝혔다. 지난달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가 호조를 가리키고 있고 연방준비은행의 경기보고서인 베이지북도 경기회복을 제시한 상황이어서 지난달 말보다 긍정적인 전망이 기대된다.
목요일 뉴욕에서는 지난해 4/4분기 생산성이 나온다.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4%로 추정치 0.2%에 비해 큰 폭 상승한 점을 감안할 때 생산성도 기존 3.5%보다 개선된 4.5%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장 마감 후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이번 분기 실적 전망 수정치를 내놓는다. 인텔은 지난 1월에 1/4분기 매출이 64억∼70억달러 범위에 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망에서는 지난번 전망 범위 중 중간 수준인 67억달러 안팎의 매출 달성을 제시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지난 6일 모건스탠리의 마크 에델스톤은 인텔에 대한 투자등급을 기존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강력 매수'로 상향조정, 뉴욕과 서울 증시에 훈풍을 넣었다.
모건스탠리는 인텔의 단기 사업환경이 호전되고 있어 수익력이 증가하고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상향조정 이유를 밝혔다.
인텔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을 경우 '하이닉스 악재'와 반도체 현물가격 오름세 둔화로 탄력이 둔화된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매수세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비록 최근 국내 증시와 상관관계가 눈에 띄게 약화되기는 했지만 뉴욕증시가 긍정적인 경기진단과 '인텔 효과'를 누리며 차익 매물을 흡수해낼 지, 특히 나스닥지수가 지난달 초 이후 처음으로 1,900선을 돌파할 수 있을 지 관심이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