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가 양사의 대표적 고가 브랜드인 '뉴 그랜저XG'와 디지털 TV '파브'(PAVV) 판매확대를 위해 공동 마케팅을 펼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현대차 뉴 그랜저XG와 삼성 파브를 동시에 구입하는 고객에게 오는 5월 열리는 한.일 월드컵 경기대회 입장권과 강남구 역삼동에서 공연되고 있는 대형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관람권 등을 제공키로 했다. 양사는 또 뉴 그랜저XG를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파브를 주고 파브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뉴 그랜저XG를 경품으로 내거는 등의 공동 판촉행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삼성은 우선 이달 중순부터 한달 동안 공동 마케팅 행사를 펼치고 반응이 좋을 경우 행사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공동마케팅에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두 그룹간 화해무드가 더욱 발전한 형태라는 점에서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대표 업종간 공동 마케팅을 통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높이자는 의도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뉴 그랜저XG와 파브의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되는 것은 물론 판매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하이클래스 고객을 타깃으로 두 회사의 최고급 제품을 공동판촉함으로써 두 회사 모두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윈-윈(win-win)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이번 제휴에 이어 향후 출시되는 최고급 신제품의 설명회도 함께 개최키로 하는 등 공동마케팅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양사간 제휴는 현대차가 먼저 제의하고 삼성측이 이를 수락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내부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와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고려, 일부 반대 의견도 있었으나 브랜드 상승효과가 큰데다 재계 화해 무드차원에서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양 그룹의 협력사례는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초 삼성그룹은 계열사 사장단 승용차로 현대 에쿠스 1백대를 구입한데 이어 올해 승진한 임원의 업무용차로 SM5와 함께 그랜저XG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그룹의 기아자동차도 올해 영업사원들에게 업무용 노트북을 지급하면서 삼성전자 제품 4천여대를 구입해 나눠줬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도 지난해 추석에 이어 직원들을 위한 이번 설 상품 목록에 삼성전자 제품을 포함시켰다. 현대차는 지난해 LG카드로 국한했던 법인카드 목록에 삼성카드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심기.강동균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