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나선 홍사덕(洪思德) 의원이 8일 돈선거 개입을 포함한 불공정 경선 의혹을 제기하며 '후보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서울시장직은 한나라당 대선전략의 '핵'을 차지하는 비중있는 자리라는 점에서서울시장 후보경선이 무산될 경우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대선전략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더욱이 부총재 및 일부 시도지사 후보 경선을 둘러싼 금품선거 시비가 물밑에서계속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홍 의원이 실제 후보사퇴를 결행할 경우 당내 파장이 증폭될 전망이다. 홍 의원은 이날 측근을 통해 "일반 서민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내가 6대 4로 앞서는데, 당 대의원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거꾸로 4대 6으로 지는 것으로 나온다"면서 "이것은 이유없는 `마술'이 아니며, 깊이 생각해 폭넓은 결심을 하겠다"며 후보직 사퇴도 불사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밝혔다. 중앙일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 경선 지지도가 이명박(李明博) 후보가53%, 홍사덕 후보가 37%로 나타난 바 있다. 이 측근은 `폭넓은 결심'의 내용에 대해 "후보직 사퇴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명박(李明博) 전의원은 "여론조사에서 불리하다고 후보직을 사퇴한다면 과거 이인제(李仁濟)씨가 과거 대선경선에 불복하고 당을 뛰쳐나간 것과 무엇이다르겠느냐"면서 "당이 어려울 때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해 깨끗한 경선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조만간 홍의원과 만나 `오해'를 풀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문제는 홍의원의 `폭탄발언'이 고심끝에 나온 결정이며 당내에 적지않은파장을 미칠 것이라는데 있다. 이미 부총재 경선을 둘러싼 잡음이 내연하고 있었던만큼 이번 사태가 불에 기름을 붓는 상황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삼재(姜三載) 부총재가 최근 부총재직 사퇴를 선언한 것도 부총재 경선을 둘러싼 혼탁상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적지 않았다. 경선에 나선 한 부총재는 8일 "금메달을 노리는 일부 부총재가 지방에서 대의원들을 상대로 술과 밥을 사고다닌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이라며 "그 많은 돈이 어디서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부 부총재 중에서도 홍사덕 의원와 같은 사례가 줄을 이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민주당만 비난할 게 아니라 당내부의 돈선거 의혹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고 고언했다. 이에따라 이 총재측은 총재단 및 주요당직자회의를 소집, 각급 경선에서 `이심(李心)' 중립을 거듭 강조하고 돈선거 시비가 불거지지 않도록 후보들에게 엄중 `경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