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경기가 수원시에서 열리는 것을 두고 수원시민들은 2백년만에 기회가 왔다고 말하고 있다. 2백년전 정조가 척신들의 폐해를 없애려고 화성행궁을 짓는등 개혁정책을 펴려다가 실패한 비원이 서린 곳이 수원이기 때문이다. 월드컵 개최가 정조의 개혁 실패를 딛고 도약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수원시는 월드컵을 계기로 국제회의가 연중 열리는 도시,향기와 품위가 어린 문화관광도시로 뻗어나간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문을 열자 월드컵을 향하여"란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있는 수원시는 전 시민이 하나가 되는 축제행사로 월드컵을 치른다는 각오도 다지고 있다. 전 직원과 함께 노란 조끼를 입고 일찍 출근해 시내를 청소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심재덕 수원시장을 만나봤다. 심 시장은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우는 농심(農心)으로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며 "수확은 후손들이 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 만난 사람 = 김희영 기자 ] ----------------------------------------------------------------- -수원시에서 경기가 열리는 의미는. "문화관광도시로 커가는 수원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문화와 관광은 인적 인프라의 구축,즉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월드컵 기간 중 수원을 찾는 수만명의 외국인들을 감동시켜 이들이 수원을 위한 '로비스트'로 뛸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 수원처럼 공무원과 시민들이 월드컵에 매달리고 있는 곳도 없을 것이다. 월드컵이 수원의 미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과 일본의 20개 개최도시와 차별화하는 3가지 특색 있는 시책이 있다던데. "월드컵 경기장 1인 1의자 갖기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경기장 의자를 시민의 손으로 건설하자는 운동이다. 미래 주역인 자녀들에게 훌륭한 유산을 남겨 주고 월드컵 개최도시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실천운동이다. 지금까지 3만6천개의 시민의자를 확보해 목표의 89%를 달성했다. 의자 1개가 10만원이니까 36억원을 모금했다고 보면 된다. 또 다른 특색사업은 홈 호스트(Home Host)라고 할 수 있다. 일반 가정에서 숙식하며 문화를 체험하는 국제 민박 프로그램으로 수원이 모범을 보이겠다. 현재까지 모두 3천5백가구가 응모했다. 요금을 받는 홈스테이(HOME STAY) 8백가구를 제외한 2천7백가구가 홈 호스트다. 마지막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중 화장실을 만드는 계획이다. 처음 추진하던 지난 97년만 해도 일본 수준을 뛰어넘는다는 것이 목표였지만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 최고수준으로 만들기로 했다. 오는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세계화장실관계자회의'를 갖는 등 클린 화장실 사업을 지속해 펴나갈 방침이다. 수원시가 추진하는 모토는 문화개념이 있는 화장실이다. 지난해까지 7백69개소를 정비했고 19개소를 새로 지었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준비는. "얼마전 수원시를 방문했던 외국 기자들도 경기장과 주변을 돌아보고는 수원이 역동적이고 친근감이 가는 곳이며 준비도 잘 됐다고 평가했다.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화성을 중심으로 문화를 사랑하고 문화를 즐기는 수원시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 국민관광축제로 지정된 화성문화제와 화성국제연극제,정조대왕릉행차,전통무예전과 같은 문화행사가 연이어 개최된다. 세계인에게 관광 수원을 선보이기 위한 아름다운 화장실 투어,성곽투어 등이 매주 운영된다.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수문장 교대식과 봉수거화 재연,활쏘기 체험 관광도 개최할 예정이다. 정명훈씨가 참여하는 국제음악제도 월드컵 기간 중 열린다. 수원 주변에서 열리는 도자기 엑스포와 같은 문화행사와 에버랜드,민속촌,광주 도자기 고을 등의 관광시설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한국의 생활문화를 알릴 홈 호스트 운영이 숙박대책의 핵심이다. 여기에다 호텔을 포함해 1백29개소 6천4백여 객실을 확보해 놓고 있다. 수원 인근 콘도와 유스호스텔,경기투어텔을 지정해 운영하게 된다. 이 정도면 숙박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교통문제는 사통팔달의 철도와 도로망을 수원이 갖고 있는만큼 큰 문제는 없다. 경기장이 경부고속도로 수원인터체인지에서 불과 5㎞ 지점에 있고 신갈~안산간 고속도로 동수원 인터체인지에서도 가깝다. 국철과 전철도 경기장에서 20분거리에 있다. 경기장 안팎에 5천7백여대의 주차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교통정보센터도 건립해 월드컵 교통 상황을 총괄하도록 할 예정이다. 도시환경 정비에도 나선다. 상습 정체구간인 수원역전에 고가도로 설치를 추진한다. 경기장 주변에선 천연가스 버스를 운행한다. 환영꽃탑과 꽃동산을 조성해 화사한 수원시로 가꾸겠다" -지난달 26일 국제보건기구(WHO)로부터 안전도시로 인증을 받았는데 그 의미는. "제1차 아시아 안전도시 학회가 열리는 기간 중 WHO 안전도시 협력센터로부터 공인받은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인증을 받았다. 월드컵때도 안전도시로서 중심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월드컵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와 수원의 발전 전략은. "직접적인 효과로 2천9백억원의 생산유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천6백여명의 고용효과도 기대한다. 이런 경제적 효과와 함께 시민통합과 도시정체성을 확립하는 효과는 훨씬 클 것이다. 월드컵을 계기로 수원시는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원천유원지에 계획 중인 테마파크와 컨벤션시설 조성사업도 원활히 추진될 것이다. 경기장 주변 12만평도 자동차 전용극장 등 상업 및 위락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면 수원은 국제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