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의 '복수감사제' 파장이 쉽게 수습되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8일 "복수감사로 내정된 금융감독원의 이순철 부원장보를 영입하기 위해 김정태 행장이 이 부원장보를 만나 정중한 초빙의사를 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 행장은 복수감사제 선임 과정을 해명하고 "오는 22일로 예정된 주주총회 전까지는 문이 열려있으니 생각을 돌려 감사로 와달라"라고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서울대 상대 1년 선후배(김 행장이 후배) 사이로 평소에도 친분이 있는 사이. 그러나 이 부원장보는 "사전에 통보가 되지 않은 데다 전례도 없는 복수감사로 나가지 않겠다"며 거부의사를 거듭 밝혔다. 금감원 부원장보는 법적으로 임기 3년이 보장되는데 그는 현직에 취임한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금감원 수뇌부는 8일에도 이 부원장보에 대해 국민은행 감사로 나갈 것을 종용했으나 상황은 교착상태.이근영 금감위원장도 "후배와 조직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압박을 가했다. 이 부원장보의 금감원 잔류 선언에 대해 금감원 직원들의 반응도 찬반으로 엇갈렸다. 한편 은행들의 주총을 앞두고 조흥은행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모 시중은행장이 옮기고 이 자리엔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가 내려간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금감원은 이래저래 어수선한 분위기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