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달러 엿새째 하락, "다음주 1,310원대 주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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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환율이 엔 강세 영향으로 엿새째 하락했다.
그러나 수요우위의 시장 상황이 뚜렷해지며 낙폭을 크게 축소, 1,310원에 대한 지지력을 확인했다.
8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0.20원 낮은 1,314.3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달러/엔의 급전직하로 인해 개장초 5주중 가장 낮은 수준인 1,306.50원까지 내려섰던 환율은 결제수요 등이 시장 수급을 좌우하면서 '전약후강'의 장세를 재현, 강보합권까지 반등하기도 했다.
'수급이 모든 변수에 앞선다'는 기본을 되새김질했으나 펀더멘털과 괴리된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외국인은 2,000억원 이상을 대량 순매도, 달러매도 심리를 위축시켰다.
엔화 강세속도에 뒤따르지 못한 원화의 움직임으로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30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 올들어 최고 수준까지 도달했다. 엔/원에 기댄 손절매가 상승을 적극 도왔다.
◆ 다음주 1,310원대 주거래 될 듯 = 달러/엔 환율의 예측 불가능성과 장중 수급 파악이 어렵다는 점으로 시장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최근 실물경제가 나아지고 있으나 유독 수출만 감소, 정부 당국이 환율 하락을 막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던지고 있다. 최근 달러/엔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시장 흐름과 괴리가 있는 달러사자 주문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달러/원이 하락할 때 달러/원 하락을 방어, 일본제품과 수출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게 지원함으로써 수출회복을 지원한다는 시나리오인 셈이다.
다음주도 달러/엔의 박스권 이탈과는 별개로 달러/원은 여전히 박스권 내에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수급공방은 더욱 만만치 않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개장초에 달러/엔을 조금 반영한 뒤 장중에는 수급에 의해 철저히 이동하고 있다"며 "예상외의 갑작스런 수요가 생기는 데다 막판 역외매수세까지 가담,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분간 1,310원 언저리가 받쳐질 것 같고 다음주에도 대기 매수세가 포진할 것으로 보여 수급상 크게 달라질 바는 없을 것"이라며 "달러/엔이 130엔대로 올라서면 1,320원대 복귀할 수 있다는 가능성 하에 다음주는 1,307∼1,320원대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결제 외에도 외국인이 주식순매도를 확대하자 역외세력이 선취매수로 돌아 선 듯하다"며 "시장포지션은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돌아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엔/원 크로스거래는 대부분 해소됐고 아래쪽에서 지속적으로 매수세가 나온 것은 정부의도를 반영한 냄새가 있다"며 "다음주에는 수급상황에 초점을 맞춰 1,310∼1,325원 범위의 박스권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엔 강세 무시, 수요우위 반영 = 달러/엔 환율은 이날 127엔대 중후반을 주로 거닐었다. 장중 등락은 크지 않았으나 가파르게 밀린 탓에 정책 당국자의 잇단 구두개입에 따라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이날 도쿄 닛케이지수가 장중 12,000선을 돌파하며 연중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전날보다 2.04% 오른 1만1,185.79를 기록, 사흘 내리 상승하면서 반등폭이 줄었다.
달러/엔은 전날 뉴욕에서 급락세를 띠며 127.36엔을 기록한 뒤 이날 개장초 127.19엔까지 내렸으나 일본 정책 관계자들이 환율 급변동에 대한 경계감과 필요시 시장 개입 등을 언급, 한때 128.05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달러/엔은 재반락했으며 오후 5시 53분 현재 127.70 안팎에서 거래중이다.
달러/엔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달러/원은 이를 반영하지 않았으며 일본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된 달러/엔 탓에 반등에 대한 경계감도 자리잡았다.
일부 업체에서 네고물량을 출회했으나 1,310원 밑에서부터 결제수요는 꾸준히 유입됐으며 달러/엔에 기댔던 달러매도초과(롱)상태의 거래자들은 커버수요에 나서 환율 반등에 가세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사흘째 주식순매도를 이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167억원, 128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다음주 초 역송금수요로 작용할 전망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엔화의 초강세 영향을 받아 두달여만에 1,310원을 하향 돌파, 1,307/1,309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6.90원 낮은 1,307.6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이날 저점인 1,306.50원까지 밀려 지난 1월 31일 장중 1,305.1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섰다. 그러나 부족한 포지션 등을 반영, 차츰 되오른 환율은 10시 10분경 1,310원까지 반등했다.
이후 소폭 반락한 환율은 매수와 매도간 공방을 펼쳐지면서 1,308∼1,309원을 오간 끝에 1,309.3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309.2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거래가 뜸한 가운데 1시 39분경 1,308.90원까지 내린 뒤 결제수요 유입이 강해지며 고점 경신을 거듭, 2시 23분경 1,312.50원까지 되올랐다.
瀏??업체 네고물량 출회로 추가 상승이 막힌 환율은 1,311∼1,312원을 오가다가 매수세가 강화되며 고점 재경신에 나서 4시 21분경 이날 고점인 1,314.80원까지 올라 강보합권으로 진입한 뒤 마감직전 약보합권으로 돌아섰다.
장중 고점은 1,314.80원, 저점은 1,306.50원으로 하루변동폭은 8.30원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9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7,000만달러, 2억1,770만달러가 거래됐다. 9일 기준환율은 1,310.6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