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용석 < 노동부장관 > "청년실업, 해법은 없는가" 이제 막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사다. 또한 실업대책을 총괄하는 주무부처 장관에게 주어진 제1의 화두이기도 하다. 최근 실업 상황을 보면 전체실업률이 올 1월에 3.7%, 실업자수 81만9천명을 기록하고 있다. 1월 실업률로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안정된 모습이다. 그러나 15세부터 29세까지 연령대의 실업률은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8.4%이고 전체 실업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 수준인 40만9천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년 실업문제가 이처럼 심각한 것은 기업들이 선뜻 신규채용에 나서지 않고 있는 탓도 있지만 노동시장의 공급.수요 구조변화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먼저 공급측면에서 보면 전문대를 포함한 대학 졸업자 수가 최근 수년간 급증했고 대학교육 등이 산업계의 인력수요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인력수요가 많은 이공계 비중이 지난97년 44.4%에서 작년에는 41.0%로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이 하나의 예라 하겠다. 한편 수요측면의 요인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즉 기업의 채용 관행이 정기에서 수시 채용으로, 신규대졸자 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급변함에 따라 과거와 같이 졸업시즌에 신규 고.대졸자들이 대량으로 취업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특히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 주요 기업의 경력자 채용비율을 보면 지난 96년도에는 35%에 불과하던 것이 작년에는 74%로 수직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만을 선호할 경우 신규취업의 어려움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당면한 청년실업문제 완화를 위해 정부는 우선 지난해 말부터 올해에 걸쳐 총 5천5백52억원의 예산으로 30만명의 젊은이들에게 취업 또는 교육.훈련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16만명에게 공공근로, 직장체험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고 14만명에게는 IT(정보기술), 전통 제조업, 무역분야 등에서의 직업능력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눈높이를 조절하는 노력 역시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다. 청년층의 취업난속에서도 일부 중소제조업체에서는 인력이 부족해 앞으로는 청년층 취업난과 중소기업 인력난을 동시에 해결하는데 초점을 두고 중소기업 작업환경개선, 근로자 지원강화 등 관련시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이와함께 정부는 관계부처 간에 긴밀히 협의해 산업수요와 기업의 채용 관행 변화에 맞는 교과.학사 운영을 유도해 나가고 각급 학교와 고용안정센터간 연계를 강화하는 등 '학교에서 노동시장으로의 원활한 이행'도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젊은이들을 하루빨리 실업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기성세대 모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한사람이라도 더 조기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지만 이에 못지 않게 기업 및 학교의 역할과 실업극복을 위한 젊은이들의 의지와 노력도 참으로 중요하다. 기업에서는 어렵더라도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생각으로 젊은 인재의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으면 한다. 학교는 스스로 교과나 학과편성 또는 학사운영을 산업수요와 기업의 채용패턴에 맞게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젊은이들도 당장 취업이 어렵다고 낙담하고 좌절하기 보다는 현재 다양하게 시행하고 있는 정부의 실업대책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기를 권한다. 청년실업의 해법이 멀리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