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되지 않은 '밀도의 깊이' .. 구자현 金紙畵 30여점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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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화(金紙畵·Gold ground Tempera)는 화면에 얇은 금박을 덧붙여 이미지를 만드는 전통 서양화의 벽화 기법으로 6백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비롯한 많은 서양 그림들이 템페라 기법으로 그려졌다.
서울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14번째 개인전을 갖고 있는 구자현씨(47)는 생석회(젯소) 바탕에 금종이를 붙여나간 금지화 30여점을 출품했다.
서양의 금지화가 종교적인 메시지를 갖고 있다면 그의 작품은 전통 기법을 수용하면서도 내용 면에선 형상을 탈피한 현대적인 순수회화 작이다.
홍익대 미대와 일본 오사카대,교토 세이카대에서 판화를 전공한 그는 오랫동안 판화만을 고집해 왔다.
2년 전 샘터화랑에서의 개인전부터 구씨는 판화의 연장선상에서 금지화라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제작 과정은 단순하지만 꽤 인내를 요하는 작업이다.
삼베에 생석회를 10여차례 칠해 두께가 쌓이면 표면을 칼로 깎고 그라인더로 갈아낸다.
그래서 얻어지는 순백색의 평면에 얇은 금박을 덧붙인다.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의도되지 않은 화면은 깊은 밀도감이 느껴진다.
황금 색깔은 빛의 방향에 따라 바뀌고 율동한다.
2년 전의 개인전과 달라진 점은 황금빛이 화면을 가득 채우면서도 그 가운데 '여백의 미'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30일까지.(02)511-0668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