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1 테러사태 이후 감원으로 일관했던 전세계의 대기업들이 직원들을 다시 뽑기 시작했다. 이는 최근 잇따른 경기지표 호전 발표와 더불어 산업현장에서도 경기회복을 체감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미국과 유럽기업을 중심으로 신규 인력채용이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신규채용은 테러사태 이후 대규모 인력이 감원됐던 레저 항공 여행등 서비스업에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엔터테인먼트업체인 유로디즈니는 최근 파리근교에 완공한 새로운 테마파크 운용요원으로 2천명을 새로 고용했다. 이는 회사 전체직원 1만3천명의 약 15%에 달하는 규모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올해 중으로 4천명을 고용할 예정이며,유나이티드항공도 지난해 9월 테러직후 해고했던 1천2백명의 승무원 중 1천2백명을 다시 불러들일 예정이다. 금융회사들도 다시 신규직원 채용에 나섰다. 보험업이 주력업종인 알리안츠는 2008년까지 금융상담전문가등 1천7백명을 새로 고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커머스밴콥도 2006년까지 8천명의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몇몇 기업들은 파산된 라이벌 기업의 직원들을 받아들였다. 금융그룹인 UBS는 작년 12월 파산한 엔론의 에너지거래 웹사이트를 인수하면서 직원 6백25명의 고용을 승계했다. 프랑스의 가정용품메이커 Seb그룹도 라이벌회사인 모울리넥스가 도산하자 4천4백명을 다시 채용했다. 이외에 영국 제2의 식품점인 J세인스베리는 제빵기술자등 종업원 1만명을 고용키로 했다. 미국의 소매체인점인 콜즈도 70개의 가게를 새로 오픈하면서 1천7백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최근 50명을 채용한 카드넷도 앞으로 2교대로 공장가동을 위해 직원을 더 뽑을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을 제외한 미국 유럽등에서 신규채용 증가로 세계고용시장의 회복기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UBS워버그의 폴 도노번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현재 비정규직과 계약직 위주로 채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정규직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