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입 경영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외환위기의 악몽을 떠올리면 빚이 없는 게 좋아 보인다. 그러나 저금리 체제와 본격적인 경기회복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할 땐 다른 평가를 받을수도 있다. 보수적인 경영스타일을 고집하다 적절한 투자와 공격적인 영업시기를 놓치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대체로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고려하면 "경기 회복국면인 현 시점에서 무차입 경영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전략부장은 "무차입 기업은 대부분 구경제권에 속해 있고 내수시장 점유율과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편"이라면서 "경기가 상승세로 반전하는 시기에는 증시에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 부장은 "무차입 경영을 하면서 앞으로 10년 후에도 현재와 같은 시장 지위를 지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영업 이익금으로 꾸준히 투자해 매출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