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교평준화도입의 여파로 수도권신도시에도 서울의 강남 8학군같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같은 도시안에서 아파트 값이나 상가임대료 학원프리미엄 등이 인근 고등학교 선호도에 따라 편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 대학 진학률이 높은 명문고 주변 아파트 값은 급등하는 반면 비선호 학교 인근 아파트 값은 평준화를 도입하기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분당신도시의 경우 S고, P고, E고 등 명문고가 몰려있는 시범단지 30평형대 아파트 전세가가 2억원을 넘어섰다. 이 지역은 최근 삼성물산 본사가 옮겨와 전세수요가 늘어난 데다 명문고 프리미엄까지 가세해 전세가격이 계속 뛰고 있고 상가임대료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공인중개사 정진호씨는 "올들어 시범단지 전세가가 3천만∼4천만원 가량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명문고에 진학하기 위해 서현.초림.이매동 지역으로 이사하는 초·중학생 가정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같은 분당에서도 서울의 8학군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일산지역도 2년전 고교 평준화 계획이 발표된 후부터 B고, J고 주변 아파트 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차별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다가 올들어 평준화가 실제로 이뤄진 이후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30평형 기준으로 전세가가 1억6천만원에 달해 지난 2000년과 비교해 1백% 가량 상승했다. 반면 이른바 비선호학교 지역의 부동산 값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 20여년간 특수지학교로 분류됐다가 올해부터 평준화 고교로 포함된 T고, Y여고, Y고 등이 몰려있는 성남시 야탑동 주변 아파트(30평형)는 전셋값이 1억7천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시범단지에 비해 3천만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