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지난해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등 경영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지자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매각 작업을 재추진하고 나섰다. 쌍용자동차 매각주간사를 맡고 있는 컨설팅업체 삼정KPMG FAS는 최근 전세계 완성차 업체들에 쌍용차 매각을 위한 투자설명서(information memorandum)를 발송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달 초 KPMG가 해외 40여개 자동차 업체들에 투자설명서를 보냈다"며 "관심을 보이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입찰 제안서를 발송한 뒤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가능한 이른 시일안에 매각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까지 뚜렷한 원매자가 나오지 않고 있어 매각일정을 최종 확정짓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이 쌍용자동차 매각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이 회사가 지난해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매각가치가 높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0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쌍용차는 작년 2조3천억원의 매출액과 1천5백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쌍용차도 매각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근 해외 현지조립생산(CKD)체제 구축,신차 및 독자엔진 개발,영업·정비망 확대,수익성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쌍용차는 올해 이란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등 3개 지역에서 상반기 중 현지업체들과 CKD 계약 체결을 완료하고 향후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레이시아 등지에서도 CKD를 추진,무쏘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중국 남서부 사천성 소재 서장금주집단(西藏金珠集團)과 CKD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추가로 한 개 업체를 선정,중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무쏘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5만대 규모의 CKD 체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쌍용차는 이와 함께 내년 하반기에 2천9백㏄급 미니밴 'A-100'(프로젝트명)을 출시,국내에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 91년부터 독일 벤츠에 의존해왔던 디젤엔진도 자체 개발중인 '직접분사 디젤엔진'(GDI)으로 대체,내년 9월부터 무쏘와 렉스턴 등에 탑재키로 했다. 판매력 강화를 위해선 현재 1백20개인 자체 판매망을 올해 2백개로 늘리고 내년까지 2백50개로 확충할 계획이다. 또 기존 1백87개 정비사업소를 2백77개로 확충하고 직영체제로 운영할 예정인 구로 양산 대전 광주 등 4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딜러체제로 운영,고정비와 리스크를 줄이기로 했다. 부품센터도 2백43개에서 내년까지 2백85개로 늘리기로 했다. 쌍용차는 이를 통해 오는 2005년에 연간 17만∼20만대를 판매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조8천억원,6천7백억원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해 1조2천억원의 출자전환 등으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며 "오는 2005년까지 단계별 발전전략을 세워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워크아웃 탈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