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320원대를 등정했다. 지난 8일 2,295억원에 달했던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의 등장이 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밤새 소폭 하락했던 달러/엔 환율도 이날 반등세를 드러내면서 환율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20원 오른 1,321.2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약보합권에서 출발했던 환율은 이내 상승세로 전환한 뒤 수요우위의 상황을 반영, 꾸준히 오름폭을 강화하며 6거래일만에 1,320원대로 올라섰다. 1,320원대에서는 네고물량이 공급되며 추가 상승을 저지하고 있는 형국. 일부에서는 엔/원 환율과 관련한 크로스거래에서 손절매가 이뤄지면서 달러매수가 강해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개장초 1,319.50원에서 달러/엔을 따라 흘러내리며 1,318/1,319.50원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0.20원 낮은 1,316.8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316원까지 내려선 뒤 조금씩 레벨을 높여 10시 2분경 1,319.70원으로 되올랐다. 그러나 물량 공급 등으로 1,318원선을 한동안 거닐던 환율은 10시 41분경 1,320원까지 올랐다. 이후 1,319원선에서 추가 상승을 엿보던 환율은 11시 11분경 1,320원을 상향돌파하고 고점을 경신하는 흐름을 띠며 55분경 1,321.40원까지 올랐다. 오후에는 추가 상승의 가능성과 함께 차익실현을 위한 물량 덜어내기가 진행된다는 견해가 상존하고 있다. 대체로 1,320원을 전후로 한 방향성 없는 거래가 예상된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송금수요와 함께 역외에서 엔/원과 관련한 손절매도가 이뤄져 달러 사자는 기운이 강한 것 같다"며 "네고는 알게 모르게 많이 된 상태라 시장 포지션은 크게 모자라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도 차트상 128.80엔을 넘어야 위로 향하고 엔/원 손절매로 이뤄진 상승이었기 때문에 오후장 후반 어제와 같이 보유물량을 덜어내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며 "1,318원선에서는 매수는 이뤄지되 1,322원 이상은 무리가 있다"고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역송금 수요가 오전장을 주도한 가운데 달러매수(롱)플레이가 가세했으나 추가 매집은 어려울 것"이라며 "달러/엔의 추가 상승이 없고 주식이 현재와 같은 견조한 상승세를 잇는다면 오후에는 1,317∼1,322원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엔 환율은 밤새 129엔대 등정이 무산되며 지난주 말 128.85엔보다 소폭 낮은 128.35엔을 기록했다. 달러/엔은 이날 도쿄에서 개장초 하락 흐름을 잇다가 일본 정부관료의 엔 약세 유도 발언으로 반등, 낮 12시 현재 128.66엔을 기록중이다.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환율 급등락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날에 이어 거듭 구두개입에 나섰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현재 거래소에서 614억원의 주식 순매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170억원의 주식 순매수를 기록중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