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장비 벤처기업인 코어세스는 지난해 매출이 2천5백억원으로 2000년에 비해 약 10배로 뛰었다. 일본 소프트뱅크에 초고속인터넷용 ADSL장비 2억달러어치를 수출하며 매출이 폭증한 것이다.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의 2배가 넘는 5천5백50억원이다. 위성방송수신기 벤처기업인 휴맥스는 98년 2백83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3천1백51억원으로 3년새 11배로 늘었다. 역시 해외시장에서 일궈낸 실적이다. 벤처기업이 다시 뛰고 있다. 엔씨소프트 케이비테크놀로지 등 실력 있는 벤처기업들이 큰 폭의 매출과 순이익 신장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KAIST 박사 출신 3명이 주축이 돼 설립한 DVR 수출업체 아이디스는 매출액 당기순이익률이 37%에 이른다. 지난해 1백61억원(수출비중 70%)의 매출을 올렸고 당기순이익은 59억5천만원에 달할 정도로 견실한 성장을 하고 있다. 각종 게이트로 비틀거리는 듯하던 벤처기업들이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국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패스21과 진승현·정현준 게이트 등으로 돛이 찢겨지기도 했지만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 다시 항해에 나서고 있다.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폭풍우가 몰아쳐도 벤처는 다시 큰 바다로 나아가야 한다"고. 이제 벤처는 보물선을 캐내려는 환상적인 투기나 연줄 경영, 타인 자본 의존 등에서 탈피해야 할 때다. 스스로의 기술과 용기로 다국적 기업과 경쟁하는 황금어장을 찾아나서야 한다. 잘 짜여진 그물(net)로 싱싱한 고기들을 건져 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경제신문은 정부 및 벤처기업단체와 공동으로 벤처를 다시 뛰게 하기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에 나선다. 한국경제신문은 중소기업청 및 전국 벤처인들의 의견을 모아 5가지 벤처 활성화 방안을 만들었다. 첫째, 클린벤처를 만들자. ] 벤처는 연줄 정치가 아니다. 기업경영이다. 기업윤리를 확립해야 한다. 인맥을 통한 자금조달, 뇌물로 연결된 납품 등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이와 관련, 13일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에서는 대덕밸리 벤처기업인 3백여명이 모여 벤처경영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클린 벤처선언 및 대토론회도 갖는다. 둘째, 청년창업을 촉진하자. 청년실업률은 갈수록 높아져 간다. 청년들과 퇴직자들이 다시 꿈을 펼수 있는 곳이 바로 벤처창업이다. 이를 위해 한국경제신문은 정부와 공동으로 벤처창업 자금지원 확대 업종별 창업정보 DB 구축 대학생창업 경연대회 등 사업을 펴기로 했다. 셋째, M&A(인수합병)를 활성화하자. 한국에선 코스닥에 상장을 하지 않고선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 그러나 미국에선 M&A를 통한 투자자금 회수가 나스닥을 통한 것보다 10배이상 많다. M&A 관련법을 한시바삐 개정, 이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넷째, 이익 내는 기업을 만들자. 벤처는 돈놀이가 아니다. 첨단부문에 투자해 이익을 내는 비즈니스다. 한국경제신문과 중기청은 혁신을 통해 스스로 이익을 내는 INNO-BIZ(혁신기업)를 적극 발굴, 업체당 10억원까지 자금을 지원한다. 다섯째, 벤처클러스터(Cluster)를 만들자. 지금까지 벤처는 대기업과 독립된 존재였다. 그러나 스웨덴의 에릭슨이나 핀란드의 노키아는 벤처클러스터를 통해 대기업과 벤처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한국에서도 대기업과 벤처가 공동기술개발 생산분업 공동마케팅을 제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모두 이 5개 항목을 실현시켜 '대한민국 벤처호'를 재출범시키자. 기술력 있는 벤처가 다시 뛰어야 나라가 산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