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7월 의약분업이 실시된 이후 환자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의료기관들의 수입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기관별로는 동네의원의 진료비 증가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공단이 12일 발표한 '의약분업 전후 건강보험 이용 실태 분석'에 따르면 의약분업 시행 1년간(2000년7월∼2001년6월) 지출된 건강보험 진료비는 모두 16조4천9백95억원으로 분업 이전 1년간(99년7월∼2000년6월)의 12조2천8백66억원에 비해 34%(4조2천1백29억원) 늘어났다. 건강보험 진료비에는 환자가 직접 부담하는 비용은 포함되지만 성형수술 등 건강보험에서 지급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으로 의료기관이 벌어들인 돈은 제외된다. 따라서 비급여 진료가 대부분인 성형외과 피부과 등의 진료비는 실제보다 상당히 적게 산출됐다고 공단측은 설명했다. 의료기관별로는 동네의원이 3조1천76억원에서 4조1천8백20억원으로 34.6% 늘어났다. 이에 반해 병원은 8.8%, 종합병원은 2.3% 증가하는데 그쳤다. 동네의원이 의약분업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은 셈이다. 의료기관 1곳당 연간 진료비 수입(약제비 제외) 증가율 역시 동네의원이 43.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병원급 의료기관 15.7% △종합병원 14.2% △대학병원 0.6% 등의 순이었다. 진료과목별로는 동네의원의 경우 안과가 의약분업 이후 진료비 수입이 가장 많았다. 안과는 1년간 평균 4억3천1백만원 가량을 벌었다. 이어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신경외과 내과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건보공단 건보연구센터 김기영 차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의료수가 인상 등 의약분업 이후 발생한 의료비 상승 요인이 보험 재정에 얼마만큼의 악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알게 됐다"며 "그러나 이번 통계에는 분업 이후 새로 생긴 병.의원들이 빠져 있어 신설 의료기관들을 포함시킬 경우 진료비 증가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주수호 공보이사는 "건보공단의 이번 조사에는 경영 상태가 좋지 않아 공단에 청구하는 액수가 미미한 상당수 의료기관이 누락돼 있다"며 "조사 결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의료기관의 현실이 왜곡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