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트리플위칭 데이(선물 옵션 개별주식옵션의 만기)'를 저가매수 타이밍으로 잡고 있는 기관의 대기자금이 2조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이번주말께 2천5백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투신권도 각 사마다 많게는 1천억원,적게는 2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비축하고 있다. 이같은 대기매수세는 12일 증시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선물만기일 부담에도 불구하고 기관매수세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19포인트 급등했다. "일부 기관이 먼저 나서자 다른 기관들이 저가매수 찬스를 놓칠까봐 추격 매수에 나서는 양상이었다"고 최영권 동양투신 주식팀장은 말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자금이 들어오는 속도로 볼 때 기관화 장세는 이제 시작"이라면서 본격적인 기관화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점쳤다. ◇왕성한 기관 저가매수 여력=국민연금은 올해 6천5백억원의 자금위탁운용(아웃소싱)계획을 세웠으나 조정을 기다리다 아직 집행하지 못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번주말께 1차로 2천5백억원을 집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학연금 교원공제회 새마을금고 등도 트리플위칭데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자금 계획을 짜고 있다. 한국투신은 현재 1천억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저가매물을 받아낸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성대 한투 주식운용부장은 "최근 며칠간 주가가 조정을 보이자 자금유입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기관의 매수여력을 고려하면 트리플위칭데이 충격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하루평균 1백억∼2백억원의 자금이 들어오고 있어 대기자금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기관장세 막 오르나=증시전문가들은 기관투자가의 자금여력,종목별 주가 움직임,금리동향 등을 감안하면 기관장세의 막이 오른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 한국통신 국민은행 등 '빅5'에 비해 LG전자 삼성SDI 제일모직 삼성전기 LG전자 LG화학등 기관의 전통적 선호 종목인 '업종대표주'가 초강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날 현재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61개 종목(우선주 제외) 대부분이 중가권 대형주에서 나왔다. 이들 종목은 실적이 뒷받침되는데다 유통주식수가 많아 기관이 매매하기 안성맞춤이다. 삼성증권 김윤정 연구위원은 "현 장세는 투자주체별 매매동향에서 지난 98년말∼99년 대세상승기 때 나타났던 기관화 장세와 매우 흡사하다"고 말했다. 당시 지수 400대에서 700대까지는 외국인이 끌고,800선 위에서는 기관이 주도했다는 것. ◇기관 선호주에 관심=최근 3,4일간 개별종목이 부상하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와 프로그램매물 우려로 대형주의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리플위칭데이를 전후해 기관 선호 대표주가 시장에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PER(주가수익비율)가 시장평균(12배) 이하이며 △부채비율 3백% 이하 △영업이익 및 매출액이 증가세를 보이는 종목이 향후 기관의 관심종목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한일시멘트 대덕GDS 기아차 한진 동아제약 LG전선 제일제당 한국제지 한섬 현대중공업 삼성SDI 현대모비스 국민은행 제일모직 코오롱 한국단자 한국전력 삼성정밀화학 호남석유화학 웅진닷컴 INI스틸등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