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진출한 한국인 사업가들이 많이 찾는 도시 선양.그 뒷골목에선 사람들에게 구걸하는 꽃제비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주로 탈북 꽃제비나 조선족 꽃제비가 다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요즘은 이름도 낯선 '한궈쓰성쯔' 꽃제비가 구걸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한궈쓰성쯔'는 중국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 온 한국 남자와 현지 조선족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말한다. SBS TV의 '그것이 알고 싶다'(토,밤 10시50분)는 오는 16일 '한궈쓰성쯔'의 비참한 현실을 다룬 '대륙을 떠도는 아이들-중국판 라이따이한 한국인 2세들'을 방송한다. 제작진은 특히 조선족 미혼모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험난한 삶과 한국인 2세들의 인권문제를 집중 조명한다. 장경수 PD는 "실제로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보름간의 현지취재 기간에 8명 정도의 한국인 2세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지금은 아직 이들이 어린 나이라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이들이 장성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한국인 사업가들 중 일부는 중국에서 일을 추진할 때 부딪치는 언어와 제도의 장벽을 극복하는 데 편리하다는 이유로 조선족 여성들과 동거를 시작한다. 물론 이들 중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중국에서 대박을 잡으려는 한국인 사기꾼도 있다. 실제로 제작진이 만난 김미영씨(30)는 한국인 사업가를 만나 살림을 차리고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그는 1년 전 사업이 어려워지자 자식을 남겨두고 훌쩍 떠나버렸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조선족 여성들과 무책임한 한국남성 사이에서 태어났다가 버려지는 한국인 2세들은 한국 국적을 가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혼모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중국 호구조차 가지지 못한다. 제작진은 조선족 미혼모들과 중국판 라이따이한이 날로 늘어갈 중국 진출에 이들이 또다른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대책을 모색해 본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