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자미수금 잔고가 1조원에 육박하며 사상최고 수준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위탁자 미수금 잔고는 지난 11일 현재 9천9백50억원으로 종전 연중 최고치였던 지난 7일의 9천9백28억원을 또다시 경신했습니다. 증시전문가들은 사흘 이내에 정리돼야 하는 미수금의 특성상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경우 자칫 단기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위탁자 미수금이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입한 후 결제일까지 결제자금을 계좌에 입금시키지 않아 생긴 것으로 말하자면 '외상'대금입니다. 매수주문이 체결되면 그날로부터 3일째 되는 날 이전에 현금을 계좌에 입금해야 하는데 4일째 되는 날에도 대금을 입금하지 않은 경우에는 미수금으로 처리됩니다. 미수금이 생기면 증권사는 곧바로 투자자가 매입한 주식을 처분해 자금을 회수합니다. 해당 투자자가 매입한 주식을 결제일의 다음날 오전 동시호가때 하한가로 팔아버리는데 이를 반대매매라고 합니다. 최근 미수금 잔고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것은 단기반등을 겨냥한 초단기 매매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의 위탁증거금 인하경쟁도 미수금 증가의 주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위탁증거금은 증권회사에서 주식을 사고 팔기 위해 일종의 계약금으로 예탁해야 하는 돈입니다. 증거금 비율은 규정상 자유화돼 있으나 대체로 전체 매매금액의 50% 이상을 받고 있습니다. 1백만원어치 주식을 사기 위해서는 최소한 40만원은 미리 맡겨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이 돈이 없으면 1백만원어치의 주문을 내지 못합니다. 최근에는 위탁증거금의 규모가 줄고 있고 있습니다. 주문규모의 50%에서 40%선으로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넘어 대세상승 시그널을 내자 증권사들이 개인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해 위탁증거금 비율을 낮추고 있기때문입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