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산업은 최근 수년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결과 수출과 내수에서 좋은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약 3백만대를 생산했는데 내수와 수출 비율은 50대50이었다. 특히 무역에서 자동차는 무려 1백2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전체의 무역흑자와 같은 액수다. 즉 자동차산업이 아니었다면 작년 우리 무역수지는 '0'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현대자동차그룹은 매출과 수익면에서 사상 유례 없는 호황을 누렸으며,르노삼성과 쌍용자동차 역시 양호한 영업성적을 보였다. 자동차산업은 우리 나라의 고용과 수출면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서비스산업과 하이테크산업이 발달한 선진국에서도 '늙은 산업'인 자동차를 고집하는 이유는 고용과 수출면에서 자동차를 대체할 만한 산업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정부는 자국의 자동차회사가 부도위기에 처했을 때 수차례 구제금융을 제공했다. 프랑스정부는 부도위기의 자국 자동차회사를 국유화하기까지 했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다행히 지난 수년간 원화 약세,미국 경제의 호황,그리고 성공적인 구조조정으로 호황을 누려 왔다. 그러나 앞으로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도 대우차 처리가 지체되고 있고,제조업의 중심이 중국으로 이전함에 따라 자동차산업에서도 산업공동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또 엔화 약세로 일본자동차 수출이 늘어남에 따라 한국자동차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동차배기가스로 인한 도심의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미결과제는 대우차 문제 처리다. 3년 동안 끌어온 대우차 매각이 이제 마지막 결승점을 바라보고 있다. 해외법인 우발채무 문제 및 노조와의 단체협상 개정이 쟁점이 되고 있는데 채권단 대우차노조 GM은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로 빨리 협상을 매듭지어야 한다. 각자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 대우차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며,그랬을 때 모두 후회하게 될 것이다. GM의 대우차 인수는 외자유치 수출 고용면에서 국가경제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그리고 르노가 닛산을 성공적으로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일본재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것처럼 GM도 한국자동차산업에 신선한 자극을 줄 것을 기대한다. 또 하나의 현안은 통상 마찰이다. 작년에 한국은 1백50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했으나,수입은 고작 1만대에 그쳐 많은 교역대상국들의 비난을 받게 되었다. 지금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앤드루 카드도 미국자동차공업협회(AAMA)회장 시절 한국자동차시장의 폐쇄성을 강력하게 비판한 적이 있었다. 이러한 교역대상국들의 문제 제기에 우리가 지금처럼 소극적 자세로 대응한다면 무역 보복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먼저 정부는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를 바꾸는데 앞장서야 한다. 또 업계에서는 외국정부 정치인 학계를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펴서 한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심어 주어야 한다. 이번 월드컵도 이러한 면에서는 좋은 홍보의 기회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점점 더 파괴되어 가는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거주면적당 자동차수가 세계 1백40개국 중에서 7위이며,서울을 포함한 대도시 공기 오염의 대부분은 자동차에서 배출된다. 우리는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대중교통용으로는 천연가스버스를 도입하고,개인들에게는 가솔린엔진과 연료전지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를 구입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러한 하이브리드카가 일본과 미국에서는 이미 상용화되어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저공해차가 많이 보급되도록 정부의 세제지원과 사용 장려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아 여러 도전을 받고 있다.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역량은 키워지는 것이다. 우리가 인내를 가지고 이 산업을 지켜 나갈 때 자동차산업은 국민들에게 더 많은 것을 돌려 줄 것이다. wchu@car123.co.kr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