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시간을 많이 뺏기지 않으면서도 성취감과 보람을 함께 느낄 수는 나만의 일은 없을까. 많지 않더라도 "순수한 내 소득"이 손안에 쥐어진다면 금상첨화인데... 아르바이트를 찾는 주부들이 늘어간다. 내 용돈이 좀 더 필요해서,아이들 교육비에 보태기 위해서,가사 일과 아이들 돌보기라는 정해진 틀을 벗어나 사회생활을 체험하고 싶어서 등등 이유도 다양하다. 아르바이트등 일을 구하는 주부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실질적인 정보를 소개한다. 식품.화장품.패션 등의 제조업체와 백화점 같은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정기 또는 부정기적으로 주부 모니터(monitor) 요원을 뽑아 운영한다. 기업 자체의 상품평가단이자 소비자 감시단으로 제조업체 모니터요원의 경우엔 제품을 직접 사용하거나 먹어본 뒤에 품질에 대한 평가를 하고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소비자들의 반응을 조사해 보고하는 게 주요 업무다. 더 나아가 대안을 제시하거나 새로운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한다. 유통업체 모니터 요원도 비슷하다. 매장을 돌면서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물론 제품 디스플레이,매장 전체배치 등 부분에 대한 의견을 제안한다. 백화점 등 유통매장의 서비스 모니터요원은 "미스터리 샤퍼(mistery shopper)"라고 불리기도 한다. 소비자를 가장해 몰래 평가하고 다니는 사람이란 의미다. 식품.화장품 제조업체와 패션업체등은 대부분 90년대 초에 모니터 제도를 도입했다. 유통업계에선 지난 79년 신세계백화점이 실시한게 시초다. 지금은 다른 백화점은 물론 TV홈쇼핑 업체들도 실시하고 있다. 일회 모니터로 일하는 기간은 3~4개월짜리와 6개월짜리가 대종을 이룬다. 한번에 6개월씩 연 2회 모집하는 회사도 적지 않다. 통상 5월.11월 또는 6월.12월에 모니터 요원을 모집한다. 한해 한번 모집하는 회사의 경우엔 2월 모집이 많다. 보수는 10만원 안팎에서부터 40만원선까지.하지만 보수 만으로 어떤 일이 좋은지 서열을 매기는 건 무리다. 일의 강도가 다르고 제시된 금액외에 "플러스 알파"가 있기 때문.생활용품.화장품.식품업체의 경우 모니터링을 위해 자사 제품을 지급하는데 모두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인인 데다 가격도 10만원을 넘는 경우도 많아 인기가 높다. 따라서 호기심 많고 활발하게 움직이기 좋아하는 "활동파"라면 백화점등 유통업체 모니터로 제격이고 차분하게 집 안에서 해낼수 있는 일을 선호한다면 식품.생활용품 업체의 모니터가 낫다. 업체에서 원하는 모니터 요원은 전업주부로 자사 제품에 깊은 관심을 두고 직접 사용하는 사람이다. 실례로 유제품이나 제과업체에서는 4세이상 자녀,또는 유치원~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로 신청자격을 제한하기도 한다. 패션업체.화장품 업체에서는 멋내기와 피부관리 등에 관심이 높은 "감각파"를,백화점에서는 평소 쇼핑을 자주 다니는 사람을 각각 모니터로 원한다. 기업들이 모니터의 제안을 받아들여 상품이나 매장을 재단장한 사례도 적지않다. 실례로 신세계 강남점 식품매장의 테이크아웃 코너(델리존)은 모니터 요원들의 아이디어에 의해 생겼다. 신셰계는 명절선물 품목 개발과 서비스 개선에도 주부들의 목소리를 많이 반영됐다. 농수산TV는 모니터요원들의 지적에 따라 잘못된 음식 조리법을 수정한 적이 있다. 화면구성을 바꾼 일도 있다. 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오리온 "후레쉬베리"의 포장 변경,한불화장품 "쎄무와" 트윈케이크의 케이스 재질 변경 등이 모두 주부 모니터의 "작품"이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