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여.수신에 강점을 지닌 국책은행이다. 국책은행이라는 이유로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피치로부터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Baa2와 BBB+ 등급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 금융의 핵심경쟁력은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과의 비교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시중은행들이 가계.중소기업 금융에 치중하면서 경쟁이 격화된 지난해 국민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11.8% 증가시킨데 비해 기업은행은 13.4%나 늘렸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에도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중소기업 대출을 꾸준히 늘려 고객기반을 탄탄하게 구축한데 따른 것이다. 거액여신이 없다는 점은 업체당 평균대출금이 2억원이라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전체 여신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불과하다. 무시할만한 수준이다. 지난해 실적 성장세는 우량 시중은행 못지 않다. 이자부문 수익은 23.0%, 신용카드 및 수수료 등 비이자부문 수익은 75.9% 늘었다. 충당금 적립전 이익은 전년보다 59.4% 증가한 9천7백3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12.6% 늘어난 4천5백52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약점으로 지적돼온 가계부문 여신 비중을 지난 99년 이후 꾸준히 끌어 올리고 있다. 작년말 현재 14.7%다. 예대마진 유가증권이자 신용카드수수료 등 순이자 이익을 이자수익자산으로 나눈 순이자마진(NIM)도 계속 확대돼 수익성도 건실해지고 있다. 반면 무수익여신비율은 2000년의 3.05%에서 2.34%로 0.71%포인트 개선됐다. 실적호전을 바탕으로 배당도 많이 늘렸다. 정기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의 보통주에 대해선 액면가의 10%를 배당키로 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투신증권 등 정부 유관기관 지분(96%)에 대해서는 작년보다 4배나 높은 2%의 배당을 줬다. 올해 총자산을 작년보다 17% 늘린 70조원으로 증대시킨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10.97%였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11% 이상, ROA(총자산이익률)는 1.1%,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1.0%로 각각 끌어올릴 계획이다. 목표를 달성하면 충당금 적립전 이익은 1조원을 넘어선다. 당기순이익은 7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주가가 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유통주식수가 적기 때문이다. 정부 유관기관 지분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투증권 등이 보유한 자사 지분을 블록세일 형태로 제3자에게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유통주식 수를 늘리겠다는 의미다. 연내에 코스닥시장에서 거래소로의 이전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때 일반인을 대상으로 10%(액면가 기준 2천3백억원)가량 유상증자를 실시하거나 기관투자가로부터 10%를 자사주 형태로 사들인 뒤 일반인에게 매출해 유통주식을 높이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거래소 이전이나 정부유관기관 보유지분의 블록세일 매각이 현실화된다면 기업은행 주가는 한단계 레벨업이 유력시된다. 기업은행 스스로도 1만3천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하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