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미국 하이테크산업 봄날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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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이테크 산업이 되살아나고 있다.
최악의 침체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는 징후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최근 의회에서 지난해 4·4분기 컴퓨터 구입증가율이 두 자리 수를 기록했다고 증언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올 1월의 내구재 주문도 크게 증가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장비 메이커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제임스 모건 회장은 "각종 통신장비에 소요되는 반도체칩을 제때에 공급하기 위해 생산을 늘리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이 최악의 터널을 벗어났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긍정적인 신호는 이외에도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 1월 전자부품 PC 통신장비 등 3가지 분야의 주문이 한꺼번에 늘어났다.
이는 200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신용평가기관인 S&P의 데이비드 위드 이코노미스트는 "여름 대목철이 다가오고 있으며 초고속 PC가격이 1천달러 미만으로 떨어져 소비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긍정론에 힘을 실어줬다.
여기에다 기업들이 Y2K(컴퓨터 2000년도 인식오류) 문제에 대비해 1999년에 집중적으로 구입했던 업무용 PC의 교체시기도 도래했다.
업체들의 PC 등 각종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무엇보다도 가장 반가운 것은 통신장비 분야의 기지개.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 곳에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리서처 이코노미닷컴의 통신전문가인 제임스 글렌은 "바닥을 찍었다고 말하기엔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상황은 매우 긍정적이다"라고 말한다.
통신장비 분야를 강조하는 것은 이 분야의 파급효과가 그 어느 분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기 때문이다.
사실 2000년의 경우 이 분야가 기업지출의 12%나 차지했다.
정보통신 업계의 '거인'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2000년 회계연도의 수익중 36%가 이 분야에서 나왔다.
지난 몇년 간 통신장비 분야의 급성장이 하이테크 산업과 나스닥 시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하이테크 산업의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견해도 없지 않다.
차가운 바람은 가셨지만 아직 봄이 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의 지출증가만으로는 하이테크 산업의 회생이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 정리 = 국제부 inter@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