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나흘째 오름세를 이으며 1,320원대 안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날보다 달러/엔 환율의 수준이 올라선 상태를 개장초 반영했다. 외국인이 2,000억원에 육박하는 주식순매도에 나서고 주가가 트리블위칭데이를 맞아 큰 폭의 약세를 띠는 등 시장 주변여건은 환율 상승에 기울어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60원 오른 1,323.1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개장초 달러/엔 환율의 129엔대 흐름을 반영하고 역송금수요 등으로 이달들어 가장 높은 1,324.40원까지 올라섰던 환율은 레벨 경계감과 네고물량 등으로 소폭 반락했다. 수급은 크게 두드러진 바 없이 '고점매도-저점매수'의 패턴이 나타났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위아래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며 1,325원까지 오른 뒤 1,324/1,325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1.50원 오른 1,322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321.50원으로 내려선 뒤 차츰 레벨을 높여 9시 46분경 1,324.40원까지 올라 이달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환율은 업체 네고물량이 출회되고 달러/엔이 128엔대로 반락하면서 1,322∼1,323원을 오갔다. 위아래로 급등락을 보이기엔 어려운 장세로 판단되는 가운데 1,320원대에 안착한 흐름이다. 확연한 공급우위의 장세로 돌아서기 전까지는 1,310원대로 밀리긴 어려울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기준율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보니 네고물량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반면 결제수요도 계속 있어 하방경직성을 다지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별하게 움직일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달러매도초과(숏)를 내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오후에도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1,320∼1,324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네고물량, 역외매도 등 공급이 약간 많은 것 같다"며 "그러나 국책은행에서 매수에 나서고 결제수요가 붙는데다 내일부터 역송금수요가 본격적으로 가세할 가능성이 있어 많이 밀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또 "시장 포지션은 어느정도 다 채워진 것 같다"며 "뚜렷하게 드러나는 모멘텀이 없다면 1,322∼1,324원에서 묶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에서 일본 경제지표의 악화와 일본 증시의 하락 등으로 129엔대를 훌쩍 넘어서 129.57엔을 기록했다. 달러/엔은 이날 도쿄에서 수출업체들의 달러매도 등으로 반락흐름을 띠면서 129엔을 하향 돌파했으며 낮 12시 2분 현재 128.74엔을 기록중이다.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외환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환율 급등락은 부적절하며 외환시장이 안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해 엔 약세 유도를 위한 구두개입에 거듭 나섰으나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매물 공세를 퍼부으며 같은 시각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743억원, 97억원의 매도우위를 가리키고 있다. 외국인은 이레째 주식팔자에 치중하면서 역송금수요를 축적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