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트리블위칭데이를 맞은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만기 이후 조정 우려가 잠복한 가운데 나온 국내외 악재를 맞아 반락했다. 이번주 들어 롤오버가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프로그램 매물 '충격'이나 만기일 경계감은 완화됐다. 정작 악재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뉴욕증시 약세와 외국인 매도, 금감위의 분식회계기업 발표 예정 등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14일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14분 현재 836.58로 전날보다 12.55포인트, 1.48%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0.57포인트, 0.66% 빠진 86.39를 가리켰다. 수요일 뉴욕증시는 나스닥지수가 사흘 연속 하락하는 등 주요 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기업실적이 경기회복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짙어졌다. J.P.모건이 인텔의 수익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장비주가 과도하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96% 하락했다. 또 2월 소매판매가 예상을 하회했고 그린스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가파른 경기회복 기대에 제동을 걸었다. 국내에서는 증권선물위원회가 이날 오후 상장·등록 12개 기업의 기업회계기준 위반 여부와 제재수위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심리를 움츠러들게 했다. 미국 엔론이 분식회계로 도산한 것과 그 파장을 경험한 터여서 엄중한 제재조치를 결정할 경우 회계처리기준 해석을 놓고 상당한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기일 부담은 크게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13일 현재 7,600억원에 달하는 매수차익거래잔고를 감안할 때 장 후반 어느 정도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는 점도 매수 손길을 주저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만기일 하락 시 저가 매수로 대응한다는 전략에 다소 차질이 빚어짐에 따라 리스크관리에 우선할 것을 권하고 있다. 지수가 하락하고 있으나 수급이라기보다 경기회복과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에 관련된 것이어서 조정이 좀 더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또 외국인 매도가 생각보다 강하게 분출되고 있고 롤오버된 매물이 만기일 이후 곧바로 출회되고는 했던 최근 흐름을 감안할 때 수급 악화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상승 추세대가 유효하게 지지되고 있어 기관 선호 옐로칩이나 실적주에 대한 접근은 유효하다. 지수관련주는 종가 무렵 대량의 프로그램 매도가 출회될 경우 단기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세종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뉴욕증시 하락에 따른 외국인 매도와 D램 가격 약세, 기업분식회계 발표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며 "트리플위칭데이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매물 소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가격 논란 속에 20일 이동평균선을 깨고 내려 추세 확인이 요구된다"며 "중소형주 중심의 시장 대응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한화증권 시황분석팀 조덕현 차장은 "외국인이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오후 들어 프로그램 매물이 증가하고 연중 최고 수준을 가리키고 있는 미수까지 가세할 수 있어 수급 부담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조 차장은 "상승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어 매수와 매도 어느 쪽도 급할 것은 없지만 조정 연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