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셔널벤처스의 거액횡령 사건에다 벤처캐피털회사의 투자조합(벤처펀드)에 대한 검찰의 전면수사까지 진행됨에 따라 벤처펀드의 적법운용 여부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검찰의 수사에 대해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들은 "검찰이 일부 회사의 펀드 운영과 관련해 이미 불법행위를 포착하고 증빙자료 확보에 나선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관계자도 "공단의 투자자금이 들어간 벤처펀드(1백15개)에 대해 검찰이 예금계좌 거래내역 등 전면적인 자료제출을 요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수사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업계에선 1~2개 벤처캐피털회사가 옵셔널벤처스와 같은 전철을 밟았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벤처펀드 현황 =벤처펀드는 벤처캐피털회사의 두가지 투자재원중 하나다. 벤처캐피털은 자기 자본을 활용해 투자하기도 하고, 정부 기업 기관 개인 등으로부터 출자받은 투자조합을 통해 투자하기도 한다. 미국 등 선진국 벤처캐피털의 경우 대부분 투자조합을 통해 투자한다. 국내에선 자기 자본 투자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선 조합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스틱아이티벤처투자 인터베스트 등은 아예 투자조합으로만 투자하고 있다. 작년엔 업계 전체의 벤처투자금 8천5백7억원 가운데 66.9%인 5천6백94억원이 조합계정에서 투자됐다. 중소기업청 조사결과 벤처캐피털들은 올해 투자예상금액 1조6천7백42억원중 70.5%에 해당하는 1조1천7백93억원을 조합재원으로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벤처캐피털들은 올해중 2백개 1조9천3백77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결성한다는 방침이다. 중기청 정통부 등 7개 정부부처도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재정출자를 통해 투자조합에 3천7백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불법운용 사례 적지 않아 =이처럼 벤처펀드는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줄이라는 측면에서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벤처기업들은 사업확장 등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벤처펀드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자금수요는 많은데 공급(벤처펀드)은 적은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이같은 상황을 활용한 갖가지 비리도 생겨나고 있다. 모션캡처를 만드는 디자인업체는 얼마 전 모 벤처캐피털에 투자를 요청했다가 곤혹스런 일을 당했다.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심사역은 투자 검토에 앞서 돈부터 달라며 손을 내밀더라는 것이다. 일부 회사의 경우 관계회사 지원에 벤처펀드 자금을 유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벤처캐피털 임원들은 기술력과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은 친인척 기업에 벤처펀드 자금을 투자(정실투자)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검찰도 이같은 사례 때문에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아직도 '주머니돈이 쌈짓돈'이라는 인식으로 벤처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곳도 여전하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