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막판 동시호가에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가 종합지수를 850선 위로 올려놓았다. 사상 첫 트리플위칭데이를 맞은 증시는 펀더멘털 약화와 수급부담을 뚫고 상승했다. 종합지수는 23개월중 최고 수준을 가리켰고 코스닥지수도 종가기준 12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14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73포인트, 0.91% 상승한 856.86을 나타냈다. 장중 829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장 후반 까지 낙폭을 좁힌 뒤 동시호가에서 방향을 틀어 지난 2000년 4월 10일 870.17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서 자유로운 코스닥지수는 장후반 상승세로 전환, 닷새 연속 강세를 유지하며 0.53포인트, 0.61% 오른 87.49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2일 87.54를 넘지는 못했으나 종가기준으로는 연중최고치이자 지난해 2월 20일의 87.65 이래 가장 높게 올랐다. 이날 증시는 호재보다 악재가 많았다. 그러나 조정을 적극적인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한 저가 매수세가 만기일 경계 매물을 흡수했다. 수요일 뉴욕증시가 예상에 미치지 못한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경고 등으로 하락한 데다 국내에서는 분식회계 우려가 짙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됐다. 외국인은 올들어 최대 규모의 매물을 쏟아내며 강한 하강 압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개인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한 데다 장 후반 프로그램 매수가 급증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급격히 회복됐다. 이날 증시는 장 막판 10분 동안 거의 모든 숫자가 달라졌다. 업종별로는 기계, 유통, 운수창고 등 대부분 업종이 강세로 돌아섰고 전기전자, 철강금속 정도가 약보합세를 보였다. 동시호가에서 4,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된 데 비해 프로그램 매도는 절반 수준인 2,000억원 가량이 출회됐다. 이에 따라 지수관련 대형주가 줄줄이 강세로 돌아섰다. 기아차, LG전자, 삼성전기, 삼성SDI등 옐로칩 강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D램 약세로, 포항제철은 EU의 철강수입제한 우려로 각각 상승세로 전환하는 데는 실패했다. 코스닥 지수관련주는 KTF, 강원랜드, 아시아나항공, 기업은행, 엔씨소프트, LG홈쇼핑 등이 상승한 반면 국민카드, 휴맥스, SBS 등은 하락했다. 투자주체별로는 개인이 저가매수의 중심에 섰다. 개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4,,535억원, 221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지난해 9월 14일 이후 최대인 3,630억원을, 코스닥에서는 145억원을 처분했다. 기관은 거래소에서 1,600억원이 넘던 순매도 규모를 장 후반 592억원으로 줄였다. 코스닥에서는 18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관심이 집중된 프로그램 매매는 매수가 매도를 다소 앞질렀다. 프로그램 매수는 5,932억원 유입됐고 매도는 5,378억원 출회됐다. 시장에서는 이날 국내외 악재와 만기 부담에도 불구하고 850선을 돌파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분위기가 상승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만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추가 상승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경기 모멘텀이 약화된 가운데 매수차익거래잔고가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어서 '만기 여진'이 우려되고 있다. 만기 이후 장세 흐름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뉴욕증시 약세, 분식회계 우려 등 악재와 외국인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장 후반 지수선물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저가매수심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매수차익잔고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수선물 6월물이 백워데이션을 나타내고 있어 매물 부담이 큰 만큼 적극적인 시장 대응을 자제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