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는 흥창 대한펄프 신화실업 등에 대해 15일부터 매매거래를 중단시켰다. 이들 3개 상장사는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를 4월1일까지 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고 거래소는 밝혔다. 이들 회사는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이나 '부적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또 '한정' 의견을 받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만일 이들 기업이 다음달 1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증권거래소에 내지 않으면 제출기간이 5월2일로 연장된다. 이때까지 감사보고서를 내지 않으면 상장폐지된다. LG산전 한화 한화석유화학 동부건설 동부제강 동부화재 동국제강 SK케미칼 등은 정상거래된다. 코스닥증권시장도 대한바이오링크에 대해 15일부터 5일간(거래일 기준) 매매거래를 정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코스닥시장측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된서리 맞은 주가 =동부제강 동부건설 등 동부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이날 7∼11% 떨어졌다. LG산전도 12% 이상 내렸고 한화와 한화석유화학 등도 5∼7%의 하락률을 보였다. 대한바이오링크도 7% 하락했다. 이들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도 거래가 뚝 끊겼다. 한화석유화학 동부제강 회사채는 전날보다 높은 금리수준에서 '팔자' 물량이 나왔지만 '사자' 세력은 자취를 감췄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증선위의 이번 판정에 투자자들은 '과잉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상기업이 BBB급 옐로칩에 국한돼 있고 △징계내용이 매출채권 과대계상 등 기업가치나 대내외 신인도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이 아니라 지엽적인 지분법 평가방식에 집중돼 있으며 △해당 기업의 업황도 호전되고 있어 시장의 부정적 인식이 불식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들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굿모닝증권 홍춘욱 연구원은 "분식내용이 기업가치나 현금흐름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이 아니고 적발된 기업들이 모두 업황이 호전되고 있는 부류에 속해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분식정정이후 영향은 =LG산전은 분식을 시정하면 실적이 오히려 호전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 99년 일본업체에 일부 사업부문을 매각한뒤 영업권을 제대로 상각하지 않아 적자폭을 줄인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당국의 지적대로 매각에 따른 영업권을 상각하면 99년 결산 적자폭은 늘지만 2000년부터는 매년 상각해야 할 영업권 비용이 줄어 6백27억원 적자에서 8백17억원 흑자가 된다. 또 2001년부터 2003년 결산 때까지 매년 1천억원의 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다. 흥창은 허위매출 등으로 자산을 7백48억원 부풀렸다. 이에따라 99회계연도 자기자본은 당초 2천1백억원에서 1천3백58억원으로 7백48억원 줄게 된다. 부채 변화없이 자산을 분식, 자기자본이 감소한 것이다. 2000회계연도에도 같은 이유로 자기자본이 1천1백51억원에서 1백52억원으로 9백99억원 줄었다. 한화 등 부(負)의 영업권을 일시환입해 문제가 된 기업들은 이익을 부풀린 것은 분명하지만 얼마의 기간동안 균등 환입할 것인지를 알 수 없으므로 99회계연도와 2000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미칠 영향은 현재 추정하기 어렵다. 장진모.박민하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