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용 감독의 흑백 디지털 장편영화 '낙타(들)'(제작 화인커뮤니케이션스)가 17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막을 내린 제16회 프리부르 영화제에서 대상(그랑프리)을 차지했다. '낙타(들)'는 지난 10일 개막된 프리부르 영화제의 장편 경쟁부문에서 '꽃섬'(송일곤)과 '와이키키 브라더스'(임순례) 그리고 모로코와 프랑스 합작영화 '바람의 말',우즈베키스탄의 '펠리니',일본의 '해충',중국의 '변태',프랑스·세네갈의 '포기의 대가' 등 11편과 경합을 벌여 최고 영예를 안았다. 연극배우 박명신과 이대연이 주연을 맡은 '낙타(들)'는 우연히 만난 40대 안팎의 기혼 남녀가 서울 교외로 짧은 여행을 떠나 하룻밤 불륜을 저지르는 과정을 담담한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은 작품으로 박 감독의 데뷔작 '모텔 선인장'(97년)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프리부르 영화제 관계자들은 "어색한 만남,어색한 대화,어색한 섹스,어색한 헤어짐이라는 내용과 절제된 대사 그리고 카메라의 움직임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형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