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좋은 직장 만들기] 제1부 : (2) '남은 자의 증후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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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자의 증후군'이란 공식용어로는 'ADD (After Downsizing Disease) 증후군'을 말한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실직을 간신히 모면한 종업원들이 겪게 되는 심리적인 허탈감과 공허감에서 표출되는 병리적 현상들을 뜻한다.
우리나라도 외환위기 이후 불어닥친 대규모 감원으로 사무직 종사자 10명중 8명이 이런 증후군을 겪은 것으로 조사된 적이 있다.
남은 자의 증후군은 정신의학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특히 전쟁터에서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며 살아남은 사람들이 겪는 심리변화 과정과 닮았다.
남은 자의 증후군은 시간 경과에 따라 △1단계=정신적 혼돈기 △2단계=정신적 억압기 △3단계=정신적 황무지화의 과정을 겪게 된다.
초기에는 '나도 감원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회사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표출되면서 자신의 일에 대해 강한 회의에 빠진다.
다음엔 회사에 대한 반발심은 가지고 있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경쟁에 나선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결국 모든 것이 부질없는 짓이라고 느끼게 되고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자포자기에 빠진다.
남은 자의 증후군에 따른 기업의 피해를 정확히 산출하기는 어렵다.
수시 고용조정이 이뤄져온 미국의 경영자협회(AMA)에서는 90년대 초반 기업들의 고용조정 이후 순익이 증가한 경우는 50%였지만 생산성 하락과 사기 저하는 각각 65%, 98%에 달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 포천 5백대 기업 중 합병의 경험을 갖고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합병과 고용조정을 겪으면서 종업원의 질병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합병 전에는 종업원의 평균 11%가 고혈압 환자였지만 합병 후에는 22%로 늘어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