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상승과 함께 종목장세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덜 오른 종목에 대한 매수세가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증시에서도 '돈의 힘'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실탄'(고객예탁금)이 많은 '개미군단'(개인투자자)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자'에 나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양 시장 모두 오른 종목이 내린 종목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도 있지만 여전히 저평가된 국내 증시의 현실을 감안할 때 상승추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전히 저평가된 한국증시=증권거래소는 국내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의 PER(주가수익비율)와 PBR(주가순자산비율)은 미국과 일본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18일 밝혔다. 3월6일 종가를 기준으로 한 PER는 한국기업이 18.36배로 미국(38.07배)과 일본(75.43배)보다 크게 낮았다. PBR도 한국이 1.88배로 미국(6.23배)과 일본(2.65배)에 비해 훨씬 밑돌았다. 한국에서는 삼성전기의 PER가 49.39배로 가장 높았지만 미국 베리존과 일본 소니의 PER는 2백29배와 3백73.46배나 됐다. ◇덜 오른 종목 찾기=핵심 블루칩중 가장 소외되고 덜 올랐던 한국전력이 이날 초강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돼 10% 이상 급등했다. 대한가스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 삼천리 대구가스 경동가스 부산가스 등 가스주도 상승탄력을 받았다. 최근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건설주와 제지주도 매기를 받았다. 동부건설 중앙건설 계룡건설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현대건설도 4% 이상 상승했다. 한창제지가 상한가를 기록하고 한국제지 신대양제지 대한은박지도 8% 이상 급등했다. 이날 연중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만 거래소 2백31개,코스닥 1백60개에 달했다. 반면 현대자동차 LG전자 삼성SDI 삼성화재 현대모비스 등 최근 급등했던 업종대표주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전망 및 투자전략=전문가들은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만큼 유동성이 풍부한 저가 대형주와 은행 증권 건설 등 대중주,기관 선호주 등을 눈여겨볼 것을 권유한다. 대신증권은 유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유망 종목으로 삼성물산 기아자동차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INI스틸 LGCI LG석유화학 대림산업 SK글로벌 LG텔레콤 등을 제시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급등한 종목은 실적 등 펀더멘털 개선속도보다 주가 상승속도가 빨라 가격 부담이 크다"면서 "상승폭이 작은 새 종목을 찾는 작업이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양종금증권 박재훈 투자전략팀 차장은 "종목별 순환매 속에 기관이 선호하는 중저가 대형주나 제약업종 등 소형주에 매기가 몰릴 것으로 본다"면서 "실적 호전 종목군이 많이 포진한 코스닥시장이 거래소보다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