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연일 연중최고치 경신을 기록하며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경기지표가 호조세를 지속하며 주가가 상승하고 국내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과 개인의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기관 중심의 긍정적 흐름이 이어가고 있다. 종합지수는 엿새째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이레 동안 내리 상승하는 등 상승흐름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지수 900선, 코스닥 1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만만치 않게 형성되고 있다. 거래소의 경우 외국인 순매도가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에 집중되는 가운데 가격부담에도 불구하고 장중 매물을 견조하게 흡수하는 등 매수기반이 탄탄하다. 코스닥 역시 지난주 선물옵션 트리플위칭데이를 전후한 '피난처' 구실에서 저평가 종목에 대한 접근이 진행되면서 수익률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경기회복 속에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증시에 대한 자금유입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고 가격부담을 회피하는 매수관점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의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종합지수와 종목간 가격부담이 생겨나면서 업종내 덜오른 종목이나 코스닥 종목으로 매수세가 이동하고 있다"며 "핵심주와 고평가주보다는 가격메리트나 저평가된 종목을 중심으로 갭메우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종합·코스닥지수 연중 최고치 경신 = 1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거래일보다 9.35포인트, 1.09% 오른 869.71로 마감, 종가기준으로 연중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 2000년 4월 10일 870.17 이래 23개월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878.32까지 올라 지난 2000년 3월 31일 기록한 885.74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91.78로 2.43포인트, 2.72% 급등, 지난 2000년 10월 10일 93.04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92.17의 고점은 2000년 10월 10일 94.94 이래 가장 높은 기록이다. 코스피선물 6월물은 107.95로 0.35포인트, 0.33% 상승, 이틀째 올랐다. 개장초 109.50까지 치솟았다가 차익매물이 밀려 107.15까지 저점을 낮추는 등 약세권을 오가기도 했으나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세가 견지됐다.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콘탱고와 백워데이션을 오가면서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 프로그램 매매는 매도우위로 마쳤다. 종가기준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04로 마쳤다. 프로그램 매도는 비차익 1,670억원을 위주로 2,060억원이 나왔고 매수는 비차익 1,228억원을 중심으로 1,587억원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장중 전업종이 상승하다 장 후반들어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의료정밀, 운수장비, 운수창고, 증권, 보험 등이 하락했고 나머지 업종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특히 한국전력이 실적개선 기대감과 저평가 인식이 작용하며 외국인 매수가 급증한 가운데 전기가스업종이 9.8% 오르면서 상승률 1위를 차지하는 특징을 보였다. 세종증권의 에너지 애널리스트인 이창목 연구위원은 "한국전력이 지난해 미국 테러와 경기회복 국면에서 장기 소외됐고 저평가된 상태였다"며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가 매수로 전환했고 수익률 갭메우기 차원에서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창목 위원은 "해외 전력업체나 과거경험치로 볼 때 한전은 PER 기준으로 50% 이상 저평가된 상태"라면서 "민영화가치나 전력요금 인상 등을 감안하지 않고서도 적정주가 3만2,500원대까지는 상승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가 반도체 D램 가격이 여드레만에 반등하자 나흘만에 상승했다. 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 협상이 일부 진전됐으나 우발채무 등의 현안이 그대로라는 전언에 따라 5% 이상 하락했다. 전체적으로 거래소보다는 코스닥 종목이 강세를 기록했고 특히 통신주의 경우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이 4∼6% 가량 급등하고, 새롬기술, 다음 등의 인터넷 관련주가 크게 올랐다. 거래소에서는 상승종목이 상한가 39개를 포함해 532개로 하락종목 250개보다 두 배 이상 많았고, 코스닥에서도 상승종목이 상한가 55개를 포함해 538개에 달하며 하락종목 209개를 크게 앞섰다. 코스닥 거래량은 5억4,924만주로 지난해 11월 15일 5억5,218만주 이래 가장 많았다. 거래대금은 3조1,391억원으로 지난해 5월 8일 3조2,829억원 이래 가장 많았다. 거래소는 거래량 6억684만주, 거래대금 4조1,511억원으로 지난 금요일 7억1,700만주, 5조3,800억원보다 줄었다. 투자주체별로 외국인은 241억원을 순매도, 지난 6일 이래 아흐레째 순매도했으나 순매도 규모는 아흐레 중 가장 적었다. 개인이 779억원을 순매수, 나흘째 매수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637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이 596억원, 보험이 307억원, 은행 74억원, 종금 37억원 등을 순매도했으나 투신은 361억원을 순매수, 닷새째 순매수했다. 증권은 여드레째 순매도했다. ◆ 외국인 매도 일단락 됐나 = 최근 시장 수급상 대립구도가 외국인 매도와 기관·개인 매수 국면潔駭摸?외국인 순매도 공세가 일단락될 지 여부도 주목된다. 외국인은 3월 들어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아흐레동안 1조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에 대해 지속적인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으면서 지수상승을 제한했다. 그러나 이날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241억원으로 최근래 가장 적었다. 삼성전자를 1,000억원 이상 매도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50만주 가량 사들이면서 16거래일만에 매수우위로 전환했고 차익실현을 지속했던 국민은행도 200억원 이상 샀다. 외국인의 매도규모가 줄고 한국전력이나 국민은행 등을 매수한 것을 보고 외국인 매도공세가 일단락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차익실현 매도가 완화되고 우량 저평가 또는 조정종목을 사들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현대증권의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의 클라이막스가 지나가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미국 뮤추얼펀드로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시장을 도외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4/4분기 이래 5,000억원 이상의 공격적인 순매수를 한 헤지펀드 등 단기 매매세력들이 9.11 이래 두 배 이상 오른 상황에서 1조원을 차익실현했으면 웬만큼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헤지펀드 등 단기세력들이 한국의 고평가된 종목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고 회복 조짐을 보이는 일본이나 대만 주식으로 종목을 갈아탔다는 해석도 개연성이 충분하다. 또 AMG데이타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한주동안 미국 주식형 펀드에 36억달러라 순유입됐고 인터내셔널펀드와 이머징마켓 펀드에도 자금이 들어왔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 투자펀드에는 소규모 순유출이 있었다. 대우증권의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주초의 경우 영미계 외국인의 참여가 많지 않아 외국인 매도가 일단락됐다고 속단하긴 이르다"며 "삼성전자 차익매물이 1,000억원을 넘어 좀더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재훈 팀장도 "외국인과 국내 개인과 기관간 수급대립 구도에서,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가 향후 지수향방에 중요하다"며 "국내 유동성이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실적 모멘텀이 있는 삼성전자가 상승세를 탄다면 시장은 한단계 레벨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회복과 수익률 갭메우기 = 시장에서는 종합지수가 삼성전자 상승폭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엿새째 상승하고, 코스닥지수가 이레째 상승하면서 연중최고치를 연일 경신, 향후 지수향방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술적 패턴상 연속 6개월 양봉이 나오기 힘들다는 기술적 분석상 조정을 예측하는 견해와 함께 경험적으로 종합지수가 850선을 넘은 상황에서 1,000선을 돌파하지 않을 때가 없었다는 양측의 견해로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래 정부의 재정지출과 금융완화 정책기조 속에서 내수위주로 경기가 회복되며 올해 성장률이 5% 이상 나올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자리수 이상의 감소세를 보였던 수출도 4월 이후에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정부전망도 더해지고 있다. 이날 3월 들어 15일까지 수출이 54억8,400만달러로 전년동기비 보합 수준을 보였으며, 무역수지가 4억9,000만달러 적자로 감소됐다는 소식은 아직 유보적이지만 수출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을 갖게 하는 데 일조했다. 지난주말 미국 연방준비은행(FRB)가 발표한 2월중 산업생산이 0.2% 증가 2000년 6월 이래 21개월만에 가장 큰 폭을 증가했다. 3월중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가 고용향상과 주가상승으로 95.0을 기록, 지난 2000년 12월 이래 15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국내 수출면에서 긍정적 흐름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최근 경기회복이 빠른 것이 아니냐를 둘러싸고 금리인상 논란을 빚고 있어 오는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다소 경계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로이터통신이 미국 재정증권 발행시장 딜러 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4명 중에서 19명이 미국의 정책기조가 '완화'에서 '중립'으로 전환될 것으로 응답했다. 그리고 8명의 딜러들이 6월 회의에서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을 내비치는 등 국내와 마찬가지로 경기회복과 함께 금리인상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오는 19일 FOMC에서 통화정책기조를 '중립'으로 가져간다면 단기적으로는 '경기 바닥 탈출, 회복 국면 진입'에 대한 공개적인 선언인 셈이어서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1/4분기 마감에 앞서 미국에서 기업들의 실적 예고 시즌이 도래하면서 전체 거시경제적인 경기회복세가 미시적인 개별기업의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느냐를 두고 한바탕 논란에 들어갈 여지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차례 금리인하로 기업의 자금흐름이 안정됐고 실적의 후행성을 감안해야 한다. 아직까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수익비율(PER)이 40배를 넘는 상황에서 기술주의 고평가 지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국내외 경기회복 국면이라는 점을 종합하면 업종별 종목별 차별화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