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 상임고문이 19일 당 대선 경선후보를 사퇴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이인제 노무현 김중권 정동영 후보(경선득표순)간 4파전으로 좁혀졌다. ◇'특정후보 지지않겠다'=한 고문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호남후보 불가론을 정면돌파 하려 했으나 아직은 나설 때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오늘의 결정은 국민화합을 바라는 위대한 광주시민과 당원동지들의 뜻을 겸허히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특정후보를 지지할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당권도전 여부에 대해 "조용히 쉬고 싶으며 아무런 계획도 없다"고 말했으나,당내 지지자들이 추대하는 모양새를 갖춰 당권도전에 나설 가능성은 높다는 관측이 강하다. ◇한 고문의 지지표는 어디로=한 고문은 당내 탄탄한 조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사퇴는 향후 경선판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인제 노무현 후보중 어느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할지가 최대 관심사지만 현재로선 예단키 어렵다. 우선 노 후보측은 한 고문이 개혁후보 연대의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한 고문의 사퇴는 개혁후보 단일화의 성격을 띤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고문을 지지했던 의원들 다수가 노 후보를 밀게 되면 '노풍(盧風)'이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게 노 후보측의 판단이다. 노 후보측은 특히 한 후보가 "광주 시민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말한 것을 광주 경선1위인 노 후보에 대한 우회적 지지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 후보측도 불리할 게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간 경선과정에서 한 고문과 조직표가 겹쳐 고전해온 만큼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조직선거의 돌파구가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신·구파로 나뉘었던 동교동계의 광범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표명하고 있다. 이 후보는 "앞으로 한 고문이 당을 위해 헌신하고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 후보에 협력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