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일자) 해외건설을 활성화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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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일로를 걷던 해외건설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현대건설이 이란에서 12억달러의 초대형 공사를 수주함으로써 공사 수주액이 금년 들어서만 20억달러를 넘어 지난해 연간 실적 44억달러의 절반수준에 육박하게 됐다.
이대로 가면 금년도 목표 60억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해외건설이 활기를 찾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 할 수 있겠으나 외환위기 전인 97년 수주실적이 1백40억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환란과정에서 우리나라 대표적 해외건설 업체들이 경영난에 처하면서 빚어진 결과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물론 최근의 해외건설 호조는 우리나라 해외건설 업체들이 구조조정에 매진한 끝에 실추됐던 신인도를 다소나마 회복한데 기인한 바가 크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건설업체에 대한 해외발주처의 불신은 여전한 실정이고 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건설업체들조차 국책은행의 보증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 해외건설업계의 현주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외공사의 지속적인 수주확대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예전과 같은 신인도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회계장부에 대한 투명성 제고는 물론이고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내실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등 건설업체들의 피나는 자구노력이 전제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건설업계 자체 노력만으로 신인도를 완전히 회복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과도기적인 지원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해외건설업체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애로가 신인도 부족에 따른 자금조달에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는 일이 시급하다.
특히 선수금이 줄어들고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급증하는 등 공사수주자의 금융조달 능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그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5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책은행의 보증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현지화와 글로벌화 추세를 고려해 해외공사 자금지원의 기준이 되는 최저 외화가득률(15%)을 더욱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국내 SOC투자를 총액여신한도에서 제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해외건설을 위한 국내은행의 보증에 대해서도 여신한도를 한시적으로 확대하거나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