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국인'이 국민은행과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그동안 조정을 거쳐 가격메리트가 생긴 데다 경기회복 기대감과 하이닉스반도체의 협상타결 전망 등이 호재로 작용,반도체주와 금융주에 매기가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유일한 수급불안 요인이었던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섬에 따라 주가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19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6일 이후 10일(거래일 기준)만에 순매수로 돌아서 7백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거래소로 옮겨오면서 코스닥시장에서는 사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국민은행과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국민은행은 5백17억원어치,삼성전자는 1백6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거래소 전체 순매수금액의 96%에 달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국민은행 주가는 5.1%와 3.5% 올라 이날 종합주가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 전환 배경으로 △차익실현 일단락 △미국 경기전망 상향 △하이닉스 효과 등을 꼽았다. 삼성증권 이남우 상무는 "그동안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처분했던 것은 펀더멘털과는 무관하게 편입비중이 높아 차익실현 욕구가 생겼기 때문"이라면서 "매물이 어느정도 소화됐고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외국인이 재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굿모닝증권 홍춘욱 수석연구원은 "하이닉스 협상이 타결되면 은행주에는 단기호재가 되고 삼성전자에는 중장기 호재가 된다"면서 "최근 타결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그러나 "지난 98년부터 최근까지 외국인은 800∼900대 사이에서 6조7천억원 가량을 사들였다"면서 "외국인도 팔고 싶은 지수대이기 때문에 순매수의 지속 여부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주춤했던 D램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가격도 오름세"라면서 "20일 발표될 북미반도체장비업체의 수주출하비율(BB율)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도체주에 대한 선취매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미국 증시에서 메릴린츠 등 주요 증권사가 미국의 1·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예상치를 5∼6%로 상향조정하면서 외국인이 경기회복에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국내 증시의 수급이 워낙 좋은 만큼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과 기관 및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지되는 종목 위주의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