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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석주의 '한국문단 비사'] (7) 비겁함에 몸서리치며 자기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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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오십 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한번 정정당당하게/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越南) 파병에 반대하는/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이십 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일부) 이 시는 주체로서의 각성과 반성을 보여주는 김수영의 정신적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그의 실천적 이성은 마땅히 "왕궁의 음탕"과 "언론의 자유","월남 파병"같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문제들에 온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생활 속에서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한다. 설렁탕집 여주인과 야경꾼들은 그와 마찬가지로 소시민의 범주에 든다. 행동에 나서기보다 일상의 조가비 속에서 방관자로 지내며 나약한 후진국 지식인에 머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가 치를 떤 까닭은 바로 이런 비겁함 자체가 퇴폐고 타락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생각은 그를 자기 연민과 비애의 감정으로 나아가게 하거나 때때로 온갖 억압으로 가득 찬 사회 속에서의 고독한 자기 학대로 나아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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