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세계일류 기업-IT] 중국.동남아 한국SI업체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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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통합(SI)사업은 흔히 "사이버 건설업"이라 불린다.
사이버 공간에 시스템을 구축하고 각 시스템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작업이 건물을 짓는 것과 비슷하다는 의미에서다.
바로 이 "사이버 건설업"이 수출유망산업,세계 일류가 될 수 있는 산업으로 뜨고 있다.
최근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를 다녀온 SI업계 사람들은 "일감은 널려 있다"고 말한다.
한국 정부나 기업 수준으로 정보 시스템을 구축해달라는 요구가 끊임없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자기네 나라에서 함께 SI사업을 벌이자는 현지업체 제안도 심심찮게 들어온다고 한다.
이들 지역에서 유독 한국 SI업체를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자국 업체들은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하고 미국 업체들에 맡기자니 정보화 격차가 심해 수준이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정서상 미국보다는 우리와 가깝다는 점도 잇점이 되고 있다.
삼성SDS,LG CNS,현대정보기술 등 SI업체들은 올해 들어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출에서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들은 계열사들의 정보화를 추진하면서 익힌 실력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삼성SDS는 2000년 3천5백만달러,지난해 7천5백만달러였던 해외부문 매출을 올해 2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전체 매출에서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 기간중 3%에서 7%로,다시 15%로 높아진다.
삼성SDS는 이미 4개의 해외법인과 4개의 해외사무소,2곳의 해외 연구개발(R&D)센터,4곳의 해외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놓았다.
LG CNS는 지난해 1%선에 그쳤던 해외 매출 비중을 올해는 10%로,2005년까지는 20%로 높이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시행했던 필리핀 부동산등기부 전산화 프로젝트와 같이 국내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동남아 중동 등지에 진출키로 했다.
올해 초에는 중국 광저우에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연내에 사우디아라비아에도 SI 합작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현대정보기술은 올해 초 베트남 농협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정보화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고 최근 넥스텔 누리텔레콤 등 10개 업체와 "스팝스(SPAPS)"라는 해외진출협력단을 만들었다.
또 올 상반기 중 인도와 아랍에미리트에 지사를 설립하고 중국에서는 IT교육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며 금융 의료 보안 등의 SI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그동안 SK그룹내 정보화 프로젝트 수행에 치중했던 SK C&C는 이동통신,ITS(지능형 교통정보시스템),GIS(위치정보시스템)등 특화된 부문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전개,해외 진출 2년째인 올해 9백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리기로 했다.
최근에는 SK글로벌에서 해외사업을 지휘해온 윤석경 상무가 대표이사로 취임,해외사업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SI업체들의 해외 진출에 대해 신중론을 펴는 이들도 있다.
무엇보다 발주처의 자금력이 약해 돈을 떼일 위험이 있고 말이 잘 통하지 않아 프로젝트를 수행하기가 수월치 않을 것이란 점을 문제로 꼽는다.
자체 솔루션이 부족해 부가가치가 낮다고 지적하는 이도 있다.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SDS는 자사 솔루션 수출을 시도하고 있고 현대정보기술은 각 분야 전문업체들과 손을 잡았다.
LG CNS는 현지업체와 제휴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SI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1,2년간 "쿠킹"(요리)해온 프로젝트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결실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