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쉬고 싶다."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고문은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중도사퇴하는 심정을 이같이 밝혔다. 한 고문은 이날 상기된 표정으로 성명을 낭독, "국민화합을 바라는 위대한 광주시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히 수용해 후보 사퇴를 선언한다"며 "한화갑을 열정적으로지지해준 국민과 당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 후보의 이같은 결정은 이날 오전 63빌딩에서 문희상(文喜相) 설 훈(薛勳) 조성준(趙誠俊) 의원 및 원외지구당 위원장 등 10여명이 참석한 조찬모임에서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찬모임은 당초 강원지역 경선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나 "(후보사퇴결정을) 더이상 실기할 수 없다"는 논의가 제기돼 갑론을박끝에 결국 한 후보가 최종 결심을 내렸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한 후보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 16일 자신의 지지기반인 광주지역 경선 결과 노무현(595표) 이인제(491표) 후보에 훨씬 못미친 280표를 얻는데 그친 직후부터 예견돼왔고 실제 16, 17일 연 이틀간의 대책회의에서도 사퇴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됐으나 한 고문이 "나에게 일임해달라"고 말해 결정을 유보했다는 것.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쉬고 싶다"란 말을 여러차례 반복, 광주 경선 이후 후보 사퇴여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해왔음을 내비쳤다. 한편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 고문께서 고뇌에 찬 결심을 하신 것으로 본다. 당은 그분의 선택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그분이 더욱 큰 기회를 맞게 될 것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한 고문과의 일문일답. --다른 후보를 지지할 계획이 있나. ▲아무런 계획이 없다. 그냥 쉬고 싶다. --백의종군한다는 것인가 아니면 최고위원 등록까지 쉰다는 것인가. ▲그냥 쉬고 싶다.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게 광주의 뜻인가. ▲그런 것은 아니다. 광주시민이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지 내가 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당권을 맡아달라는 게 당원의 뜻으로 나타났는데. ▲아무런 계획이 없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