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은 에노스를 낳았고 에노스는 게난을 낳았고 게난은 마할랄렐을 을 낳았고..." "르우벤에게서는 스데울의 아들 엘리술이요 시므온에게서는 수리삿대의 아들 슬루미엘이요..." 성경을 읽는 사람들은 이처럼 끝도 없이 이어는 사람 이름과 관계에 질려서 중도에 포기하기 십상이다. 한 평신도가 이런 사람들을 위해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일목요연하게 분류하고 이들의 관계를 밝힌 "성경계보"를 만들었다. 지난 94년부터 신스그래픽이라는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중인 신오진씨(43)다. "성경은 구약시대 1천5백년,신약시대 1백년 등 1천6백년의 역사를 40명의 선지자들이 기록한 것입니다.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이들간의 관계가 여간 복잡하지 않아요. 기록자가 많다 보니 서술방식도 다르고 한 사람이 여기저기 등장하기도 하지요" 예컨대 다윗의 아내는 사울의 딸 미갈을 비롯해 아히노암 아비가일 등 모두 9명이다. 이중 여덟번째 아내인 밧세바가 낳은 넷째 아들이 솔로몬이다. 또 솔로몬은 바로의 딸을 비롯해 무려 1천6명의 아내를 뒀다. 성경에는 이름이 밝혀진 6명의 아내 외에 7백명의 후비와 3백명의 빈장을 둔 것으로 나와 있다. 반대파를 누르고 대외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정략결혼을 많이 한 결과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성경에 일목요연하게 나와 있지는 않다. "지난 4년여 동안 본업은 제쳐두고 밤이고 낮이고 성경과 씨름했어요. 관주톰슨성경,뉴만나성경,비젼성경,톰슨대역영한성경 등을 다 훑었지요. 그 결과 부모·자식간 부부간 등으로 관계 지어지는 2천1백97명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성경계보'는 이들을 전지 한 장에 그려넣은 일종의 족보다. 아담과 하와로부터 예수에 이르기까지 2천1백97명의 관계를 직계후손 남녀 독립계보 등에 따라 각기 다른 색상과 선으로 표시했다. 또 한 사람이 여러 이름으로 표현된 것을 포함해 2천6백18개의 이름을 가나다 순으로 나열하고 계보도에서의 위치와 해당 성경 구절을 표시한 '찾아보기'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예수와 마리아의 계보를 찾아보면 예수는 다윗과 밧세바의 넷째 아들 솔로몬의 직계이며 마리아는 이들의 셋째 아들 나단의 직계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컴퓨터를 다루던 제가 성경 계보를 그린다니까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더군요. 그러나 이렇게 함으로써 성경의 기록을 보다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는 성경 속 사건을 이스라엘과 주변국 지도에 표시해볼 생각입니다. 또 성경의 내용을 모형화한 체험관도 만들고 싶어요" 총신대 김의원 총장은 추천사를 통해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평신도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면서 "성경을 더 잘 이해하고 가깝게 접할 수 있는 통로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신씨는 '성경계보'를 내기 위해 바이블루트퍼블리싱이라는 출판사를 등록했다. '성경계보'의 값은 1만원.(02)3443-9906 글=서화동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