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그 이후..] (2) 다국적 제약사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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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이자는 고혈압약인 "노바스크" 한품목만으로 지난해 9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와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떨어뜨리는 "리피토"등도 힛트를 쳤다.
의약분업 실시후 동네의원에 대한 공급이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분업전까지만 해도 이들 약은 주로 대학병원용이었다.
이에 힘입어 화이자는 지난해 2000년에 비해 41% 증가한1천7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 10위권밖에서 9위로 뛰어올랐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의약분업후 고가처방약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상위 20위권은 지난해 40%안팎으로 성장,국내시장의 25%를 차지했다.
2000년에 비해 10%포인트가 늘어난 것이다.
대부분의 다국적 회사들이 국내진출후에 발생한 적자를 말끔히 털어내 버린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가 돌풍을 일으킨 배경으로는 고가 전문의약품 생산업체에 유리하게돼 있는 현행 의약분업제도를 우선 꼽을 수 있다.
서울의 한 내과의사는 "의약분업으로 처방전이 공개되면서 병원들이 환자의 신뢰도가 높은 외자사약을 집중 처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국적 제약사의 약품은 개발된지 몇년 안된 오리지널 제품으로 브랜드 파워를 갖고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기존 약에 비해 효능이 뛰어나면서도 부작용은 적다는 것이다.
2000년초부터 실시된 "학술마케팅"도 매출신장에 크게 기여했다.
다국적 제약사는 의사들을 초청,제주 동남아 미국 유럽 등지를 순회하며 의약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심포지엄을 수없이 열었다.
"이같은 학술행사에 참가하는 의사들은 다국적 회사제품을 처방하게 된다"는게 강남 A병원 홍모의사의 설명이다.
제약사들은 연초에 예상 매출액의 10%안팎을 마케팅비용으로 책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학술행사와 각종 접대비로 쓰며 대규모 행사의 경우 경비의 일부를 본부로 부터 지원받기도 한다"는게 영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수 영업인력의 대거 확보도 또다른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다국적 제약사는 토종제약사들로 부터 영업인력들을 스카웃했다.
지난 한햇동안 C사에서 빠져나간 인력만 50명에 이른것으로 알려졌다.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분업이전에 20~50명에 불과했던 영업 및 마케팅 사원이 최근에는 1백~2백명선으로 늘어났다.
이들 인력을 활용,동네의원과 지방병원 공략을가속화한 것이다.
국내제약사 관계자들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의약분업을 계기로 수익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며 "현재의 같은 상황에서는 다국적 제약사가 시장을 석권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서는 다국적제약사가 2005년에 가면 국내시장의 70%까지 잠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