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요금이 평균 8% 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다음달 말까지 철도운임(8%),고속도로 통행료(5.2%) 등 교통요금이 줄줄이 인상된다는 소식이다. 정부의 이같은 인상 방안은 28일로 예고된 전국 주요도시의 시내버스 파업을 염두에 두고 요금 가이드라인 제시 차원에서 나왔다는 설명이고 보면,조만간 시내버스와 지하철 요금도 연쇄적으로 인상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들 요금은 이미 오래전에 인상요인이 발생해 더이상 묶어둘 수 없다는 것이 건설교통부의 설명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전세값 폭등과 개인 서비스요금 인상,각종 부담금 및 사교육비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가계의 입장에서 보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정부는 이번 교통요금 인상으로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0.035%포인트 밖에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교통요금은 서민생활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그 정도가 아닐 것이다. 교통요금은 그동안 누적돼온 인상요인에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한 만큼 어느정도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는 않다고 본다. 그러나 인상요인이 있다고 해서,그것도 짧은 기간안에 줄줄이 대폭적으로 인상한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 공공요금은 한번 오르면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하방경직성을 띠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우리는 버스업계나 철도청의 경영난이 낮은 요금 때문에 빚어졌다는 업계의 시각에 동의할 수 없다. 정부가 매년 철도청의 경영개선을 위해 5천억∼6천억원을 쏟아붓고 있고 버스업계에도 지난해 2천억원을 지원한 점을 감안하면 요금인상보다 구조조정을 먼저 단행해야 하는 것이 일의 순서일 것이다. 그런데도 철도 민영화와 버스업체 통폐합 등 경영합리화 방안을 받아들이기는커녕,툭하면 집단행동으로 불안을 조성해온 것이 노조의 행태였다. 이번에도 정부는 노조의 파업위협에 굴복,결국 요금인상이라는 카드를 내놓고 말았지만 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노조를 달래는 꼴이 돼서는 누구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교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도 교통업체와 지자체들이 불필요한 비용까지 요금에 전가하는 것은 아닌지,철저한 경영진단과 더불어 원가산정방식을 면밀히 점검해 볼 일이다. 또 구조조정과 경영합리화를 통해 인상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토록 하고 인상을 하더라도 시민부담이 최소화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