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1:28
수정2006.04.02 11:31
중국 상하이 남쪽에 있는 항구도시 닝보(寧波).
닝보 시내에서 서쪽으로 10㎞쯤 가면 이 지역 공장중 1,2위 규모를 자랑하는 시노펙(中國石化)의 정유공장과 LG화학의 ABS수지 중국 생산법인인 'LG용싱'이 눈에 들어온다.
20일 LG용싱 공장에 들어서는 순간 로봇들이 굉음속에서 ABS수지 포대를 쉴틈없이 옮기고 있었다.
이 회사의 김재율 부장은 "요즘은 시간당 4백포대를 생산하고 있다"며 "ABS수지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연말 t당 6백50달러에 머물던 ABS가격이 최근들어 9백달러대를 돌파하면서 이 공장도 바빠졌다.
덕분에 내달부터는 월 이익규모가 2백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게 김 부장의 설명이다.
ABS는 합성수지의 일종으로 컴퓨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용품의 내외장재와 자동차부품 등에 널리 사용된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가격이 일반 수지에 비해 2배나 비싸다.
LG용싱은 국내 화학업체가 운영하고 있는 해외 현지생산 공장 중 가장 모범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본격적인 가동이 시작된 지 6개월만인 99년3월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1천4백90억원의 매출과 1백8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중국에서 ABS를 생산하는 공장들 대부분이 9·11 테러사태 여파로 적자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는 매출 1천8백70억원,영업이익 2백85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용싱이 이같은 경영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경쟁업체에 비해 생산원가는 저렴한 반면 판매가격은 높기 때문이다.
닝보시에 있는 에어컨 케이스 제조업체인 닝보더예(寧波德業)그룹은 LG용싱의 대표적인 고객이다.
이 회사는 시가보다 t당 50달러를 더 내면서도 매월 1천t의 ABS를 LG용싱으로부터 구입하고 있다.
이 회사의 장허쥔(張和君) 집행총재(CEO)는 "LG용싱은 품질관리가 뛰어나 서로 믿고 거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용싱은 최근 ABS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당초 계획을 앞당겨 증설을 추진중이다.
현재 생산능력은 연간 22만5천t이지만 증설공사가 끝나는 연말이면 30만t 체제로 바뀐다.
오는 2005년에는 50만t으로 늘리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LG용싱은 ABS생산업체로는 중국내 부동의 1위 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증설에 따른 수요처 확보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김한섭 LG용싱 총경리(사장)의 주장이다.
김 총경리는 "지난해 중국의 ABS수지의 총 수요량 1백94만t 중 수입물량이 1백40만t에 달했다"며 "12.8%의 관세를 내야하는 수입품에 비해 LG용싱의 제품은 훨씬 우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닝보(寧波)=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