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 돌파' 대형株가 이끈다..화려한 개별종목장세 일단락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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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900선 부근에 이르자 개별종목이 기력을 잃고 있다.
지난 19일 종합주가지수가 20포인트 급등했지만 하락종목은 전체종목의 42%(3백29개)에 달했다.
20일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고공비행을 했던 종목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케이아이씨 신성이엔지 한진 동양화재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화려한 종목장'이 일단락되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최근 대형주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대표는 "요즘엔 삼성전자 등 핵심 블루칩이 싸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종목에서 가격부담이 생기고 있는데다 투신사등 국내 기관이 주도세력으로 나서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는 핵심 블루칩을 주목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개별종목의 가격부담=이달들어 증시의 화두는 '보물찾기(저평가 개별종목)'였다.
애널리스트는 저평가 종목을 발굴해 매수추천하고 외국인과 국내 펀드매니저는 여기에 '실탄'을 퍼부으며 개인들도 추격 매수에 가담하는 양상이 유행처럼 번진 것.
그 결과 이달에만 50∼1백% 이상 오른 종목이 대거 등장했고 일부 종목들은 애널리스트의 목표가격을 초과하기 시작했다.
증시 일각에서 "목표주가에 도달했으니 이제는 차익을 실현할 때"라는 견해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채원 동원증권 주식운용팀장은 "상당수 개별종목의 주가가 한차례 레벨업됨으로써 저가 메리트를 갖고 있는 종목을 발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대형주로 눈돌리는 기관=한동안 종목발굴에 열을 올렸던 투신사등 기관들도 가격부담을 느끼고 있다.
자연히 삼성전자 한국통신 국민은행등 그동안 옆걸음을 쳤던 대형주를 다시 쳐다보지 않을 수 없게 된 셈이다.
남경기 동양투신 상무는 "900부근에서 주식을 산다는 것은 최소 지수가 1,000∼1,200선까지 갈 것이란 판단이 깔린 것"이라면서 "이 경우 지수 1,000선 돌파는 대형주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양투신은 이에 대비,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국민은행 포스코(포항제철) 현대자동차 LG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LG화학 등 '빅10'에만 집중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성금성 현대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900 이후에는 중소형주나 옐로칩보다 업종대표주나 블루칩 등이 부각될 것"이라면서 "블루칩 위주로 주식편입비율을 가급적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대형주가 유리할 전망이다.
개인 매수자금인 고객예탁금은 12조원대에서 머물고 있는 반면 투신사의 주식형 수익증권은 하루평균 1천억원씩 늘어나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국민은행등 핵심 블루칩에 대한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도 일단락되고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저평가된 블루칩=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차 LG전자 등은 해외 경쟁업체와 비교했을 때 저평가돼 있다.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PER는 지난 7일현재 15.1배로 마이크론테크놀로지(28.8배)보다 크게 낮다.
주가가 EPS(주당순이익)의 몇배인가를 나타내는 PER는 낮을수록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외국인이 지금은 비록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 증시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